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 정규시즌을 마무리 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총 30번 선발 등판에 나서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의 뛰어난 성적으로 소속팀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클레이튼 커쇼(16승 9패 1.83)와 잭 그레인키(15승4패 2.63)에 이어 팀내 최다승 3위에 오르며 다저스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성공적인 첫 시즌이었다.
류현진은 타율 0.207(58타수 12안타) 5타점으로 쏠쏠한 방망이 실력도 뽐냈다. 류현진의 시원한 장타는 야구팬들에게 그의 선발 등판 경기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나무랄 데 없는 첫 시즌을 보낸 류현진의 2013년도 명장면을 골라 봤다.
●첫 승(4.8 피츠버그전)
‘데뷔전 승리’는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시즌 두 번째 등판 만에 빅리그 데뷔 첫 승을 기록하며 ‘괴물’의 존재감을 알렸다.
류현진은 4월 8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와의 원정 경기에서 6⅓이닝 3피안타 2실점 6탈삼진의 쾌투로 팀의 6-2 승리를 이끌며 감격적인 메이저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한국인으로는 역대 9번째로 메이저리거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 프로야구 출신 투수로는 최초였다. 게다가 한국인 투수로는 빅리그 데뷔 후 가장 빠르게 첫 승을 따냈다. 2013 시즌 맹활약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3타수 3안타 ‘강타자’ 류현진(4.14 애리조나전)
6이닝 6피안타 3실점 9탈삼진의 호투. 빅리그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이었다. 시즌 2연승에 한미 통산 100승째(한국프로야구 98승)를 채운 의미있는 날이었다.
류현진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타석에서 3회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장식한 데 이어 5회 중전안타, 6회에는 우전안타를 치고 나가 첫 득점까지 올렸다.
다저스에서 투수가 한 경기에 3안타를 친 것은 2009년 8월 랜디 울프 이후 4년 만의 일. 3타수 3안타로 펄펄 난 류현진에게 현지 언론은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강타자 베이비 루스를 빗대 ‘베이비 류스’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6이닝 12K… ‘닥터K’ 류현진(5.1 콜로라도전)
6이닝 동안 23명의 타자 가운데 12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빅리그 데뷔 후 최다 탈삼진 경기. 6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쾌투해 시즌 3승에도 성공했다.
게다가 상대 팀 콜로라도는 당시 내셔널리그에서 팀 타율·출루율·장타율 1위, 홈런·타점 2위를 달리고 있던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타선을 자랑하던 팀이었다.
한 경기 12탈삼진은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가 1995년 기록한 13개에 이어 다저스 신인투수가 작성한 역대 2번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었다.
●첫 완봉승(5.29 LA 에인절스전)
역시 ‘괴물’이었다. 9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메이저리그 데뷔 11경기 만에 완봉승을 따냈다. 4사구는 단 한 개도 없었다. 시즌 6승 째.
특히 2회 1사 후 5번 하위 켄드릭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로 8회 2사 후 7번 크리스 이아네타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내주기 전까지 19타자를 연속으로 삼진 또는 범타로 묶는 무결점 피칭이었다.
4회 투구 때 마크 트럼보의 강습타구가 류현진의 왼 발등을 강타하는 아찔한 장면도 나왔지만 류현진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경기 후 LA 타임스는 “올해의 발견”이라며 류현진을 극찬했다.
●데뷔 첫 시즌 10승 돌파(8.3 시카고 컵스전)
류현진이 또 하나의 의미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역대 최초로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데뷔 첫 해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것. 다저스에서 신인 10승 투수가 나온 것은 2002년 일본인 투수 이시이 가즈히사 이후 11년 만의 일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5⅓이닝 동안 11피안타를 맞았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실점을 2점으로 최소화하며 시즌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1차 목표를 ‘10승’으로 잡았던 류현진은 기분좋게 목표 달성에 성공하며 신인왕 경쟁 가도에도 본격적으로 불을 지폈다.
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