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열하일기’를 비롯해 ‘청장관전서’, ‘과정록’, ‘조선왕조실록’ 등 당대의 관련 기록을 세심하게 읽은 바탕 위에 집필됐다. 사료에서 드러나지 않은 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졌다. 누가 이 소설을 허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인문소설’이라고 칭하는 이유다.
정조는 경연자리에서 당시 일개 문인에 불과했던 연암 박지원을 지목하며 “문체를 문란하게 만든 주범”이라 칭했다. 이런 정황을 남공철이 편지에 기록해 연암에게 보냈다. 이 소설은 남공철의 편지가 안의현 현감으로 있던 연암에게 도착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독자들은 ‘열하일기’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정조의 문체반정과 당대 문인들의 면면을 작가가 세심하게 마련한 기록을 통해 순차적으로 읽을 수 있다. ‘열하일기 외사’와 함께 문체반정이 일어난 18세기 조선으로 걸어 들어가 보자.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