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받침’ 이경규 “내리 방송 30년” 셀프 자랑

입력 2017-08-30 07: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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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받침’ 이경규 “내리 방송 30년” 셀프 자랑

‘냄비받침’의 이경규가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지막 대미를 장식한 이는 품격 있는 정치인 국회의장 정세균이었다. 내리 6선을 하며 24년 국회의 산증인이 된 정세균 국회의장과 30년 예능 대부 이경규는 푹 익은 장맛처럼 지혜롭고 유쾌한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시청자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 2TV ‘냄비받침’(연출 최승희)은 정세균 국회의장과 이경규의 만남과 너무 맛있어서 혼자만 알고 추천하고 싶지 않은 (비)추천 맛집 코너로 안재욱이 20년 절친 차태현, 홍경민과 숨겨진 맛집을 찾았다.

이경규는 ‘이경규가 만난 리더’ 마지막으로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났다. 이경규는 국회를 직접 방문해 의사봉을 두드리기도 하고, 무게만 1,000톤에 달하는 청동 돔 아래 문재인 대통령이 걸었던 레드카펫을 밟으며 감격스러워했다.

15~20대까지 쉬지 않고 6선을 한 정세균 국회의장은 자신이 유일한 ‘내리 6선’이라고 소개했다. 이경규는 “나도 내리방송 30년”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정세균 의장은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탄핵안을 막아야 하는 여당 입장에서 밤샘을 하고, 지난해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을 직접 공표한 사실을 공개했다. 정세균 의장은 촌에서 산토끼와 등산한 덕분에 체력이 좋다고 밝히며, 의정보고를 1년에 100회나 한다고 은근히 자랑을 하자, 이경규는 “물 흐르듯 티나지 않게 자랑한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정세균 의장은 “시골 면장같이 생겨서 내가 화를 내도 사람들이 모른다”면서도 “정치인은 지지와 반대 세력이 격렬히 부딪혀야 하는데 나는 뜨뜻 미지근하다”고 스스로를 낮춰 말하며, 내각제가 아니더라도 분권형이면 형태는 상관없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안재욱은 절친 차태현, 홍경민과 안재욱의 동네인 용산구를 찾아 맛집을 방문했다. ‘1박2일’의 ‘예능 고수’인 차태현은 시작부터 ‘예능 초보’인 안재욱을 잡으며 남다른 예능감을 과시했다. 맛집을 소개한 스타의 이름이 단골 리스트에서 제일 먼저 나오지 않을 경우 밥값을 냈던 기존의 방식에, 차태현은 “’반찬만 먹기’를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안재욱이 “먹는 것으로 장난치면 안 된다”고 했지만, 차태현과 홍경민에게 ‘옛날 사람’ 취급을 받았다.

안재욱의 단골인 제주음식전문점에 차태현이 먼저 방문해 단골 스타를 묻자, 대표는 송중기-송혜교 커플을 먼저 꼽아 안재욱을 서운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안재욱이 맛깔스러운 반찬을 소개하며 “반찬을 먹고 배부르면 안 된다”고 하자 차태현은 “형은 여기서 배가 불러야 할 듯 하다”며 안재욱에게 벌칙 미션을 수행하며 빅웃음을 선사했다.

1박 2일간 함께 술은 마시곤 하던 세 사람은 이제 결혼을 해 아이를 둔 아버지가 되어 인생을 나눴다. 안재욱이 제주음식전문점 단골로 꼽힌 송중기가 어린 나이에 결혼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송중기와 같은 소속사인 차태현은 “중기가 어린 나이도 아니고 괜찮다”며 자신이 송중기보다 어린 나이에 결혼했다고 밝혔다. 차태현은 결혼을 하면 인기가 떨어지고 일로 연결되어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결혼을 해 보니 훨씬 낫다고 말했다. 안재욱은 “결혼 후 수입은 줄지 않았는데 인기만 떨어졌다”고 농담을 건넸고, 홍경민은 “인기가 떨어진 뒤 결혼했다”며 웃었다.

모두 딸을 둔 아빠가 된 세 사람은 자연스레 육아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안재욱은 청개구리라는 의미로 호가 ‘청와’였다는 자신을 닮은 딸이 재롱을 피우다가도 시키면 하지 않는다며 자신을 닮았다고 하소연을 했다. 홍경민은 16개월 딸이 불고기를 너무 많이 먹는다고 털어놨고, 안재욱은 아직 불고기를 먹을 때가 아니라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아이 셋의 아버지인 차태현이 나서 “아이는 내버려두는 게 낫다”며 “육아는 필(feel)로 하라”고 충고했다.

20년간 우정을 이어온 세 사람은 라디오에 함께 출연하던 시절의 에피소드도 방출했다. 안재욱과 차태현이 진행하던 ‘미스터 라디오’에 홍경민이 게스트로 출연했고, 거의 매일 회식을 했다는 것. 홍보가 필요한 신곡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1절만 듣고 중단시키기도 하고, 주당답게 늦잠을 잤던 안재욱은 방송 시간에 맞추느라 새벽 4시20분에 깨고도 오후로 착각해 애먼 매니저를 닥달했던 일화를 공개했다. 하이라이트는 차태현의 아내가 보냈던 사연이었다. 19금 동영상을 컴퓨터 ‘내 문서’에 보관하고, 관련 사이트에 아내 이름으로 가입한 어수룩한 모습이 당시 방송되었다. 안재욱 역시 기계에 익숙하지 않아, 휴대전화가 거실 TV의 블루투스에 연결된 사실을 잊고 화장실에서 19금 동영상을 봤던 웃픈 일화를 공개했다. 또 방송 중 USB와 관련된 사연이 도착했지만, 안재욱과 차태현은 USB를 울산방송으로 착각하고 방송을 진행했던 아찔한 일화도 이야기했다.

다음주에는 책 출간과 관련된 내용이 예고되어 궁금증을 일으켰다. 좋으면 좋고, 아니면 냄비받침으로 써도 좋을 나를 위한 궁극의 인생템 ‘냄비받침’은 9월 5일(화) 밤 11시 10분 마지막 회가 방송된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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