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봉준호 감독 “흑백판 본 해외관객, 더 냄새난다고” 너스레

입력 2020-02-19 12: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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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26일 개봉하는 ‘기생충 : 흑백판’에 대해 언급했다.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제작 바른손이엔에이) 기자회견에는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곽신애 바른손이엔에이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미국 CNN, 뉴욕타임스, 영국 BBC, 가디언즈, 로이터 동신 주요매체를 포함해 일본, 미국, 홍콩, 중국, 싱가포르, 그리고 유럽 매체 등 외신매체 38개를 포함, 총 500여명의 취재진이 모인 기자회견에서는 아카데미 수상 이후 처음으로 ‘기생충’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자리가 됐다.

다음주에 개봉하는 ‘기생충 : 흑백판’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예전에 모든 영화가 흑백이지 않았나. 영화 마니아라면 관심이 있을 것 같더라.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마더’때도 작업을 했다. 홍경표 촬영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며 작업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는 이미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상영이 된 바 있다. 봉준호 감독은 “그 영화제에서 본 관객이 ‘흑백으로 보니 더 냄새나는 것 같다’라고 하셨다. 무슨 소리인지 그 의미를 생각해보려 한다”라며 “나 역시 이 영화를 두 번 정도 봤다. 보시는 분 마다 느낌이 다르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입견을 가지길 않길 바라는 마음에 많은 것을 말할 수 없지만 알록달록한 색이 사라지니 배우들의 표정이나 눈빛에서 더 섬세함을 느끼실 수 있으실 것이다. 여러 느낌이 있지만 이것을 나열하는 것보다 보시면서 느끼시는게 더 낫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지는 이야기.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제77회 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상을 수상해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영화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역사를 썼다.

약 10개월간 ‘기생충’이 쓴 기록은 한국영화의 위상을 전 세계에 높이는 일이다. 올해 아카데미에서 최다 수상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작품상 수상은 비(非)영어 영화로는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다. 또한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까지 석권한 것은 ‘잃어버린 주말’(감독 빌리 와이더·1946), ‘마티’(감독 델버트 맨·1955) 이후 ‘기생충’이 세 번째다.

또 봉준호 감독은 아시아 감독으로는 ‘브로큰백 마운틴’(2006) 이안 감독 이후 처음으로 역대 두 번째 수상자가 됐다. 또한 ‘기생충’은 아시아 영화로는 아카데미 최초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더불어 비(非)영어 영화로는 아카데미 역사상 6번째 각본상을 수상하게 됐다. 지금까지 각본상을 받은 비영어영화는 ‘그녀에게’(2002) 이후 18년 만이다. 국제영화상 역시 아시아 영화로는 ‘와호장룡’(2001)이후 19년 만에 수상을 하게 됐다.

아카데미 수상 후 ‘기생충’은 박스오피스 수입이 크게 증가하는 ‘오스카 효과 ’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지난 주말 ‘기생충’은 북미 극장가에서 550만 달러(한화 65억원) 입장권 판매 수익을 거뒀다. 전 주말과 비교해 234% 증가했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수상 이후 7일간 북미에서만 104억원을 벌어들였고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판매 수익도 늘어 1905억을 기록했다.

국내 역시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이후 극장에서는 이를 기념해 재개봉하고 있으며 누적관객수 1025만 1245명을 동원했다. 봉준호 감독이 선보였던 웃음과 긴장감, 그리고 슬픔까지 담아낸 가족희비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색다르게 즐기게 할 ‘기생충 : 흑백판’역시 26일 개봉해 국내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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