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루니’정대세“박지성꿈꾼다”

입력 2008-03-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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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목표는프리미어리그진출”
“언젠가는 꼭 박지성과 한 무대에서 뛰고 싶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북한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정대세(24.가와사키 프론탈레)의 꿈은 ‘빅리그’ 진출이다. 그것도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몸담고 있는 잉글랜드 무대가 그 목표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정대세는 중국 상하이 홍커우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2차전 남북전(26일)을 앞두고 24일 상하이 홍차오 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박지성이 얼마 전 골 넣는 장면을 TV를 통해 직접 봤다”며 “프리미어리그에서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언젠가는 꼭 박지성 선수와 한 무대에서 뛰고 싶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영어권으로 가려는 이유에 대해 그는 “영어를 할 줄 알기 때문에…”라고 답해 취재진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아울러 K리그 진출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정대세는 “K리그에서 뛴다면 FC 서울 같은 팀에서 뛰고 싶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한국대표팀의 전력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진단했다. 그는 “2월에 한국 수비수들과 맞서봤지만 상상한 것 이상으로 정말 강했다. 힘, 기술, 속도가 모두 뛰어나다. 내가 일본에서 뛰고 있지만 일본 수비수들에게는 없는 모습이 한국 수비수들에게는 있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한국의 집중 수비를) 반드시 뚫을 것이다. 그래야만 이길 수 있다”며 강한 승부 근성을 드러냈다. 또한 국적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기 곤란하다”면서도 “나를 키워준 곳은 조선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중에는 저돌적으로 상대 진영을 파고드는 모습이 잉글랜드의 축구 선수 웨인 루니와 닮았다고 해서 ‘인민 루니’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순진한 북한 청년이다. 정대세의 북한대표팀 내 선배이자 K리그 수원 삼성에서 뛰고있는 안영학(30)은 “(정)대세는 정말 예의 바르고 착한 후배다. 경기장 안에서 뛰는 모습과 평소 성격은 정말 다르다”고 평했다. 우락부락한 얼굴과는 달리 정대세는 달변으로도 유명하다. 정대세는 이달 초 일본 전자티켓판매업체가 주최한 한 토크쇼에 참가해 분위기를 주도하며 입담을 과시했다. 유럽 세르비아 프로리그에서 뛰고있는 홍영조(26.베자니아 베오그라드)와의 호흡에 대해 묻자 “한 나라에 왕이 둘 있을 수는 없다”며 “홍영조가 볼을 잡으면 내가 돕고 내가 볼을 잡으면 홍영조가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말을 정말 잘 하는 것 같다”는 취재진의 농담에는 짐짓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축구 선수들 치고는 말을 잘 하는 편인 것 같다”고 되받아쳤다. 한편 같은 날 대표팀 캠프에 합류한 박지성은 정대세에 대해 묻자 “특별한 것은 없다. 북한 선수 전체를 보는 것이지 한 선수를 보지는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상하이(중국)=윤태석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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