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박이3번!오치아이“병규믿는다”

입력 2008-04-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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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체앞으로쏠리던타격폼개선…개막3연전3할8푼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이병규(34·주니치)가 올 시즌 타순 변동 없이 붙박이 3번 타자로 나선다. 이병규가 개막 3연전에서 줄곧 3번을 꿰찼지만 상황에 따라 모리노 마사히코(30·2007시즌-타율 0.294·18홈런·97타점)와 번갈아 3,7번을 오고 갈 것이란 당초 예상을 뒤집는 것이다. 주니치 한국담당 홍보를 맡고 있는 전승환씨는 31일 “히로시마와의 2차전(3월29일)이 끝난 뒤 일본 기자들이 이병규와 모리노의 타순이 바뀔 가능성을 묻자 오치아이 감독이 ‘전혀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병규를 3번으로 계속 기용할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해 3번을 쳤던 모리노가 2차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자 취재진이 타선 변동 가능성을 물었고 이에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의 대답은 단정적으로 ‘3번 이병규’였다는 말이다. 일본 진출 첫해였던 지난해 이병규는 타율 0.262에 그쳤지만 올 시범경기서 타율 0.333을 기록하며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개막 3연전에서는 팀 내 최고 타율(0.385-13타수5안타)을 마크하는 등 쾌조의 컨디션으로 3번에 기용한 오치아이 감독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오치아이 감독이 지난해 거의 모든 타순을 경험하며 ‘자리를 잡지 못했던’ 이병규를 3번에 고정키로 한 건 이병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덕분이다. 지난해 일본 투수 특유의 변화구에 헛방망이질 하기 일쑤였던 이병규가 한 단계 나아졌다는 건 눈에 띄게 줄어든 삼진 숫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병규는 지난 시즌 508 타석에서 삼진 108개를 당했다. 다섯 번 중 한번은 삼진을 당한 꼴이었지만 비록 3게임 밖에 치르지 않은 올 시즌에는 단 한번도 그냥 맥없이 물러나지 않았다. 주니치 투수 출신으로 중부일본방송(CBS) 해설자로 활약하고 있는 코마츠는 지난 시범경기 도중 이병규에 대해 “지난해와 달리 볼을 끝까지 본다. 떨어지는 변화구 대응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헛스윙 삼진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 말이 그대로 맞아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코마츠 말처럼 이병규의 삼진 숫자가 줄어든 것은 그 동안 타격시 상체가 앞으로 쏠렸던 나쁜 습관을 바로 잡아서다. 이병규는 지난해 8월 오치아이 감독으로부터 ‘가만히 있어도 볼은 오는데 굳이 네가 먼저 마중을 나갈 필요가 없다. 나가서 때리지 말고 끝까지 보고 볼이 왔을 때 중심에서 때려라’라는 조언을 들은 뒤 뒤늦게 ‘중심 타격’에 눈을 떴고 지난 겨울에도 이를 항상 염두에 두고 타격 훈련을 했다. 이병규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왜 이제야 그걸 깨달았는지 모른다. 아직도 가끔씩 상체가 앞으로 먼저 나갈 때가 있지만 감독님 말씀을 항상 머릿 속에 담고 타석에 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 진출 2년째가 된 이병규가 업그레이드된 실력으로 주니치 타선의 중심 멤버로 확실히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쿄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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