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해영“선입견없이날봐준로이스터감독님…”

입력 2008-04-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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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제리 로이스터(56) 감독은 마해영에게 은인이나 다름없다. 구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해영에게 입단 테스트 기회를 줬고, “아직 은퇴할 선수는 아닌 것 같다”며 그의 합류를 허락했다. 마해영은 로이스터 감독 얘기가 나올 때마다 기분 좋게 웃었다. “한국 감독님이었다면 힘들었을지도 모르죠. 저에 대한 선입견도 있고, 아무래도 구단 눈치를 봐야 하니까요. 하지만 로이스터 감독은 저를 백지 상태에서 평가해줬죠. 아직도 감사해요.” 8년만에 롯데에 돌아온 마해영은 로이스터 감독 부임 후 팀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했다. “경쟁은 치열해도 불안감은 없다”는 게 가장 큰 변화. “선수들이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하면서도 잘 다독여주는 스타일이에요. 사실 우리 팀 선수층이 두꺼워져서 고참이든 신진급들이든 열심히 해야 살아남을 수 있거든요.” 로이스터 감독은 선수 각각의 활용도를 예리하게 찾아내 철저히 특화시킨다. 마해영도 주전은 아니지만 오른손 대타 요원으로 낙점 받은 상태. 한 번 눈에 들었으니 충분히 기회를 줄 것이라는 믿음이 마해영을 든든하게 한다. 마해영은 또 “외국인 감독이면서도 정서적으로 잘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한 명, 한 명과 직접 소통한다. 선수를 2군에 보낼 때도 마찬가지다. LG에서 2군행 통보를 받을 때 감독 얼굴 한 번 못본 게 가장 서운했다는 마해영은 “로이스터 감독은 많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만나서 직접 전후 사정을 설명해요. ‘네가 이런 점이 부족해서 내려가는 것이니 2군에서 어떻게 훈련하라’고 직접 이야기를 해주죠. 선수도 감독이 직접 불러서 설명하면 받아들이고 각오를 다지게 되거든요.” ¶ 베테랑을 귀하게 여기는 것도 메이저리그 출신 감독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감독에게 전권을 부여하는 미국과 일본은 베테랑에게 은퇴를 압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들었어요” 로이스터 감독은 마해영과 롯데의 과거를 전해들은 뒤 “힘들게 다시 우리 팀에 왔으니 더 열심히 할 거라 믿는다. 늘 지켜보고 있다”며 어깨를 두드려줬다.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마해영이 쐐기 솔로포를 터뜨리자 덕아웃에서 가장 먼저 뛰쳐나온 것도 로이스터 감독이었다. 이 점이 마해영을 감동시켰다.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가 4강에 진출하면 부산 시장과 함께 ‘부산 갈매기’를 부르겠다”고 약속했다. 그렇다면 마해영은 어떤 이벤트를 준비할까. “제가 노는 데는 끼가 없지만 진짜 가을잔치에 나간다면, 그리고 팬들이 원하는 게 있다면, 뭔들 못 하겠습니까. 감독님도 나선다는데 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죠.” 로이스터 감독과 마해영이 의기투합한 롯데의 포스트시즌. 부산 팬들이 꿈에 그리는 장면이 아닐까. 부산=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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