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엽9경기째무홈런‘최악스타트’

입력 2008-04-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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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입단첫해이후가장부진
이토록 오랫동안 홈런가뭄에 시달린 적이 있었던가.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32)이 올 시즌 개막 후 9경기를 치렀지만 무홈런의 시련을 겪고 있다. 시즌 144경기 중 9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어쨌든 홈런으로 말하는 이승엽답지 않은 행보인 것 만은 분명하다. 그는 사실 한국 시절에도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였다. 5월부터 발동이 걸려 ‘5월의 사나이’로 불렸다. 삼성 유니폼을 입은 9년 동안 개막전에서 홈런을 기록한 것은 2001년(대구구장 한화 송진우 상대)과 2003년(대구구장 두산 박명환 상대) 두 차례뿐이었다. 그렇더라도 9경기가 지난 시점까지 홈런을 기록하지 못한 것은 95년 데뷔 후 프로 14년 동안 신인 첫해(15경기)를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홈런만 놓고 보면 사실상 올해가 최악의 시즌 출발이다. 연도별로 보면 입단 2년째인 96년 6경기, 첫 홈런왕에 오른 97년에는 3경기 만에 시즌 1호 홈런을 날렸다. 98년과 99년에는 5경기, 2000년에는 3경기, 2002년에는 2경기 만에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올렸다. 지바 롯데 마린스 유니폼을 입으며 일본으로 진출한 2004년에는 8경기 만에 홈런 신고식을 했다. 4월 4일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이에(현 소프트뱅크)전에서 아라카키 나기사를 상대로 4회말 장외 2점홈런을 날렸다. 당시 경기장 밖에 주차된 승용차 유리가 박살나면서 뒤늦은 홈런에도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첫해 일본야구 적응을 끝낸 그는 ‘슬로스타터’의 모습에서 벗어나 초반부터 홈런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시범경기 막바지에 좌익수로 나서 타구를 쫓다 펜스에 부딪치며 목과 손가락 부상으로 개막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팀의 시즌 8경기 째인 4월 3일 소프트뱅크전을 앞두고 1군에 올라온 그는 자신이 출전한 3경기 만에 첫 아치를 그렸다. 2006년과 2007년에는 2년 연속 요코하마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홈런포를 터뜨리며 ‘개막전의 사나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팬들은 이승엽의 홈런포를 애타게 기다리지만 사실 현재 상태로는 홈런이 문제가 아니다. 안타를 생산하기조차 벅찬 모습이어서 더욱 안타깝다. 9경기에서 34타수 6안타로 타율이 0.176이다. 8경기 이상 출전한 팀내 주전 중 최저타율이다. 최근 15연타석 무안타다. 그 중 볼넷과 사구 각 1개로 출루했을 뿐이다. 현재 몸에는 이상이 없다는 자가진단이다. 문제는 3월 대만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전에서 수준 낮은 투수의 공을 상대하다 시범경기에 나서지 못해 타이밍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타격폼마저 흐트러지고 있다. 한번 감을 잡으면 무섭게 몰아치는 그의 스타일로 볼 때 결국 공과 방망이의 접점, 그 타이밍을 어떻게 찾느냐가 중요하다. 이승엽은 8일부터 요코하마 원정 3연전을 치른다. 한 가지 기대할 만한 대목은 일본 4년간 23개의 홈런을 기록해 일본 12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팀이 바로 요코하마라는 점이다. 또한 지난 2년간 첫 홈런 상대 또한 요코하마였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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