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인생’남희석‘이남자가사는법’

입력 2008-04-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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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이자 방송인 남희석. 지상파TV에서만 5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워커홀릭. 또한 예쁜 치과의사 아내와 첫 딸 보령, 올 11월 태어날 둘째 아이를 둔 가장. 올 해로 데뷔 17년을 맞은 그는 일과 가정에서 모두 많은 이의 부러움을 살만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17년의 시간 동안 부침이 심한 연예계에서 절정의 인기와 극심한 슬럼프를 모두 맛본 사람이 남희석이다. 이제는 ‘선산의 소나무’처럼 안방극장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이웃이 되어버린 이 남자. ‘스포츠동아’를 찾은 남희석에게 그가 세상 사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외국어 실력 빵점”…4년 이상 외국인들에 봉사활동 남희석은 다른 스타 진행자에 비해 유난히 일반인 출연자가 등장하는 프로그램과 인연이 깊다.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SBS ‘비교 체험, 극과 극’이나 ‘멋진 만남’에서 그가 매주 만난 상대는 일반 여성이나 전문직 종사자였다. 또 MBC ‘꼭 한번 만나고 싶다’에서는 헤어짐의 아픔과 재회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들 사이에 그가 서 있었다. 지금 KBS 2TV ‘일요일이 좋다…사돈 반갑습니다’와 ‘미녀들의 수다’에서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과 우리들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남희석은 “요즘은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 전문 진행자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 같다”며 “사실 외국어는 하나도 못하지만 외국인들이 하는 우리말은 가장 잘 알아듣는 진행자라고 자평한다”고 웃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2004년 8월 외국인 고용허가제 법안이 시행되기 전까지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돕는 사회 활동을 4년 이상 펼쳐왔다. 하지만 법안이 만들어진 지금은 시행 과정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불법 체류자 문제는 답답하다. 기술 있고 한국말 잘하는 4년 차 이상을 내쫓는 정책은 오히려 영세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외국인 노동자 돕기 활동하며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었다. 우리나라에도 마치 미국의 극우단체인 ‘KKK’와 같은 성향의 사람들이 있어 그들이 보내는 악성 메일에 너무 시달렸다. 말로 옮기기 너무 심하다.” 하지만 이런 인연 때문에 남희석을 돕던 매니저 한 명은 지금 외국인 노동자 지원 단체에 뛰어들어 일하고 있다. 그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던 팬 한 명도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했다. ○“난 지금 말하기와 글쓰기를 공부…정치는 절대 안해요” 지난 연말 남희석은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을 보며 늘 공부 한다”고 수상 소감을 말해 화제를 모았다. 남희석을 말할 때 늘 빠지지 않는 것은 항상 연구하고 공부한다는 점이다. 요즘 남희석이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글 쓰고 말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와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남다른 필력을 자랑했던 그이고, 말솜씨로 따지면 대한민국에서 몇 손가락에 꼽는 사람이 남희석이다. 그런데 그는 지금 글쓰기와 말하기를 공부한다고 했다. 남희석은 “개그맨들이 행사나 밤무대로 부업을 갖는 시대는 지났다. 쓰고 말하기를 할 수 있어야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래의 꿈과 관련해 또한 정치적인 소신은 있어도 국회의원만은 절대 되지 않겠다고 한다. 남희석은 “국회의원이 되면 70가 적이 된다. 지지하는 30도 이런 저런 요구가 많을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도 개그맨은 남을 씹어야 하는데 씹히는 사람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개그에 대해 남다른 신념과 철학은 활동 사이클이 점점 짧아지고 젊은 후배들이 득세하는 요즘 방송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관록 있는 40∼50대 개그맨들이 사라지고 있다. 희극인들이 정치, 섹스, 문화이야기를 하지 못하면 이렇게 된다.” ○“느린 움직임이지만 잠시도 멈추지 않는 나의 변화” 남희석에게는 방송과 생활의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는 방송과 생활이 달라서는 안 된다는 ‘인생 지침’과 같은 또래 남자가 이해할 수 있는 진행을 하자는 ‘방송 지침’이다. 그는 지지 시청자의 연령대가가 낮은 진행자는 결혼하면 인기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체감했다. 그래서 결혼 후 자신의 지지 시청자층을 본인과 비슷한 30대로 끌어올리는 데 노력을 했다. 하지만 최근 그는 이런 노력 모두 자기 개발이 부족한 것에 대한 핑계였다고 반성하고 있다. “강호동이 결혼하기 전이나 후나 기복 없이 잘하고있는  것을 보면 다 핑계였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가 변하는 만큼 개그맨들도 변한다. 느린 듯 움직이는 나의 변화도 지켜봐 달라.” 이유나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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