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김동진소속팀제니트UEFA컵정상등극

입력 2008-05-15 0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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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가 글래스고 레인저스(스코틀랜드)를 꺾고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컵 정상에 올랐다. 제니트는 1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인저스와의 UEFA컵 결승에서 후반 27분 이고르 데니소프 선제골과 추가 시간에 터진 콘스탄틴 주리아노프의 쐐기골을 앞세워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제니트는 자국리그 우승과 동시에 팀 창단 이후 최초로 UEFA컵 우승을 차지해 올 시즌 ‘더블’ 달성에 성공했다. 또 지난 2004-2005 시즌 우승컵에 입맞췄던 CSKA 모스크바에 이어 다시 한번 러시아 프로축구의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한국인 듀오’ 이호와 김동진은 부상으로 우승에 크게 기여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호는 손목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무릎 부상 중인 김동진(26)만이 후반 인저리 타임에 출전해 1분 동안 그라운드를 밟았다. 비록 두 선수는 부상으로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지만, 1987-1988 시즌 차범근 현 수원 삼성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뛰던 당시 UEFA컵에서 우승한 이후 20년만에 다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영광을 재현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자신이 1998년 6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지휘봉을 잡았던 친정팀 레인저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묘한 인연을 연출했다. 두 팀의 경기는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으로 똘똘 뭉친 제니트의 압승이었다. 전반 4분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옆 그물을 때리는 슈팅으로 포문을 연 제니트는 전반 16분 파티 줄란의 헤딩슛과 알렉산드르 아나우코프의 중거리포로 골을 노렸지만, 상대의 두터운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경기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퍼붓던 제니트에 비해 역습 작전을 펼친 레인저스는 전반 37분에야 스티븐 휘태커가 팀의 첫 번째 슛을 기록할 정도로 수비에 치중한 모습이었다. 전반 중반 이후 점점 볼 점유율을 높여간 제니트는 계속해서 위협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6명의 최종 수비라인을 구축한 레인저스의 골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전반을 0-0 득점없이 마친 제니트는 오히려 후반 4분 레인저스에게 득점찬스를 내줬다. 스티븐 데이비스의 침투패스를 이어 받은 장 클로드 다르셰빌이 문전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연결한 것. 다행히 골키퍼 선방에 막혀 실점은 면했지만, 상대의 날카로운 역습에 허를 찔린 순간이었다. 역습에 나선 제니트 역시 후반 18분 아르샤빈이 중원에서 한 번에 넘어온 볼을 잡은 뒤 골키퍼까지 제치고 로빙슛을 날렸지만, 텅 빈 골대를 지킨 수비수 샤샤 파파치가 헤딩으로 거둬내 아쉬운 골 기회를 놓쳤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지던 후반 27분. 마침내 열릴 것 같지 않았던 레인저스의 빗장수비가 무너졌다. 상대의 볼을 가로챈 제니트의 데니소프가 아크 정면에서 아르샤빈과 일대일 패스를 주고 받은 뒤 문전으로 쇄도해 침착하게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제니트는 한 점차의 불안한 리드를 후반 인저리 타임까지 잘 지켜냈고, 아드보카트 감독은 김동진을 투입하면서 수비를 더욱 견고히 했다. 주심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기 전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던 제니트는 경기 종료 직전 파티흐 테케의 왼쪽 땅볼 크로스를 주리아노프가 골로 마무리하면서 2-0 승리를 장식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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