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기자들이본MBC‘스포트라이트’진실과거짓

입력 2008-05-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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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직업을 그리는 드라마가 늘 마주치는 딜레마는 ‘리얼리티’다. 2007년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모은 여러 편의 의학 드라마가 방송 때마다 내용의 사실성 여부를 놓고 시청자의 지지를 얻거나 질타를 받았다. 이번에는 기자들의 세계를 다룬 MBC 수목극 ‘스포트라이트’(극본 이기원·연출 김도훈)가 시험대에 올랐다. ‘스포트라이트’의 2회까지 등장한 내용을 중심으로 ‘스포츠동아’의 기자 4명이 드라마 속 기자에 대한 진실과 과장을 살펴봤다. ● 택시는 기자들의 휴게소? YES ‘스포트라이트’에서 3년차 사회부 기자 서우진(손예진)은 갓 입사한 수습기자 이순철(진구)과 이른 아침 택시에 함께 올라탄다. 우진은 달리는 택시 안에서 입에는 아침식사 대용인 빵을 물고 양 손에는 거울과 립스틱을 든다. 그녀는 택시가 신호에 걸려 멈추기를 기다려 재빠르게 화장을 한다. 그러면서 자신을바라보는 순철을 향해 “택시는 세수도 하고 잠도 자고 밥도 먹는 곳이 될 것이다”고 엄포를 놓는다. 실제로 택시는 기자들의 휴게소다. 바쁘게 이동하는 기자들은 자가 운전의 번거로움 대신 택시를 선호한다. 우진처럼 택시에서 화장을 해본 경험은 여기자라면 누구나 갖고 있다. 간단한 식사도 물론 가능하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수습 기자에게 택시는 최상의 휴식공간이자 안식처다. 이른 시간 출근해 자정을 넘겨 귀가하기 일쑤인 기자들은 이른바 ‘택시 중독’에 빠지기 쉽다. “월급의 3분의 1을 택시비로 쓴다”고 한탄하는 기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택시 타는 시간이 긴 만큼 사고의 위험도 높다. 대화에 참여한 4명의 기자 중 2명은 “취재를 위해 택시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입원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 수습은 군대로치면 군견신세? MAYBE “수습은 군대로 치면 군견이나 군마에 해당해. 왜냐하면 수습의 수는 짐승 수(獸)이기 때문이지. 곧 수습동안은 인간이 아니란 뜻이야.” 우진이 수습기자 순철에서 건넨 말이다. 우진의 말처럼 수습은 짐승이기도 하고 아닐 수도 있다. 수습이라고 해서 무조건 ‘쪼임’을 당하는 건 아니다. 눈치 없고 상황파악 못하는 수습일수록 ‘짐승 수’ 취급을 받지만 발 빠르게 움직이면 짐승 신세를 면할 수도 있다. ● 휴대전화 12시간 이상 불통은 죽음? Absolutely YES 드라마에서 우진은 은밀히 제보받은 특종 취재를 위해 휴대전화 전원을 끄는 ‘엄청난 일’을 저지른다. 장면이 바뀌어 사회부 아이템 회의 시간, 시경을 출입하는 사건팀 팀장격인 캡(사건사고 선임기자)인 오태석(지진희)이 우진의 행방을 묻자, 한 기자는 “12시간 째 연락두절인데다 휴대전화가 꺼진 상태”라고 답한다. 또 다른 기자는 “집에서도 행방을 모르는 상황”이라고 덧붙인다. 그러자 오태석은 “내버려 두라”고 한다. 만약 12시간 연락두절이 실제 상황이라면 해당 기자는 ‘시말서’ 감이다. 신속한 연락이 곧 생명인 기자에게 12시간 무응답은 상상할 수 없는 행동. 여기서 시말서는 그나마 기자가 나타난 뒤의 상황이다. 12시간 동안 연락이 안 될 경우라면 경찰에 실종신고를 냈다. 지난해 한 기자의 경우 6∼7시간이 연락이 두절돼 실제로 실종신고를 당한 바 있다. ● 아이템 회의 다과와 함께 화기애애? NEVER 기자의 아이템 회의는 전쟁터다. 데스크(해당 부서의 부장을 지칭)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존재감에 몸둘 바 몰라 하는 시간이 바로 아이템 회의다. 데스크가 외치는 ‘킬’(아이템의 기사화 부적합을 뜻하는 은어)이 난무하는 회의 시간에 ‘스포트라이트’에서 등장한 승찬(고명환)의 휴대전화를 이용한 게임 장면은 상상할 수 없다. 더욱이 경쟁사의 약점을 취재하라는 지시를 받은 기자들이 ‘매체에서 소개한 맛집의 음식이 맛이 없다‘는 식의 안하무인격 아이템을 발제하는 것도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날, 그날 나오는 아이템은 경쟁언론사와 펼치는 특종 경쟁의 첫 걸음이다. ● 잠이 부족하다? Absolutely YES 우진은 순철에게 “기자는 잠이 부족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진짜다. 기자들 중 숙면을 취하는 이들은 한 명도 없다고 봐야 맞다. 2006년 한 방송사 남자 수습기자는 고된 생활에 지칠 대로 지쳐 화장실에서 잠이 들었고 갑자기 연락이 끊긴 수습으로 인해 해당 부서의 기자들은 몇 시간동안 전전긍긍했던 사례도 있다. 모두 잠이 부족해서였다. 사회부 기자들이 ‘돼지우리’라고 부르는 경찰서 기자실은 이름처럼 환경이 열악하다. 하지만 우진이 밤낮이고 기자실에서 잠을 청하는 것처럼 기자들은 일단 머리 붙일 때만 나타나면 무조건 눕는다. 참여:허민녕 이유나 이정연 이해리 기자 정리:이해리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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