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논두렁으로…목욕탕으로…

입력 2008-06-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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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가 추억을 자극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시골로 떠나는가 하면, 과거 인기 드라마가 속속 리메이크되고 있다. 80년대 인기리에 방영됐던 애니메이션들도 다시 편성돼 만날 수 있다. ● 예능은 시골로~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 코너는 향수의 대표적인 사례다. 시작 당시 MBC ‘무한도전 아류’라는 오명부터 받았지만 무작정 야외로 떠나는 이른바 ‘야생 버라이어티’란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며 이제 KBS의 간판 오락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초록이 어우러진 풍광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 전 설레이는 모습은 어린 시절 소풍이나 수학여행, 또는 대학 때 MT를 떠올리게 한다. 같은 시간에 편성 예정인 SBS ‘일요일이 좋다’의 새 코너 ‘패밀리가 떴다’는 아예 농촌 생활 체험을 표방하고 있다. 15일부터 시작하는 ‘패밀리가 떴다’는 진행자 유재석을 비롯해 이효리, 김수로 등 7∼8명의 멤버들이 시골의 가정을 찾아 집 주인은 여행을 보내고 자신들은 그곳에 머물며 생활을 체험하는 형식이다. KBS 2TV ‘해피투게더’에서 최신 시설의 대형 사우나 대신, 아담한 동네 목욕탕을 촬영 장소로 택한 것, 또 ‘웃지 마 사우나’에서 출연자들이 사투리로 토크를 벌이는 것도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제작 트렌드의 한 예이다. KBS 2TV ‘불후의 명곡’ 역시 20대 젊은 층 보다는 30대 이상의 시청층을 겨냥한 코너. 최근에는 KBS 2TV ‘상상플러스’에서 새 코너 ‘대결! 상상 이야기’를 통해 아련한 기억 속의 동화를 되살려 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선녀와 나무꾼’, ‘혹부리 영감’ 등의 동화를 출연자들이 릴레이 형식으로 완성시키면서 많은 사람들이 알만한 ‘옛 것’을 소재로 시청자들에게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재미를 노리고 있다. ● 드라마는 복고로~ 드라마에는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2일 첫 방송한 KBS 2TV ‘돌아온 뚝배기’(극본 김운경·연출 이덕건)는 18년 전 인기 드라마 ‘서울뚝배기’를 현 시점에 맞게 새롭게 각색했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 방송했던 메디컬 드라마 ‘종합병원’ 또한 12년 만에 ‘종합병원2’로 재탄생한다. 대표적인 납량 특집 드라마 ‘전설의 고향’도 1999년 이후 9년 만에 부활한다. 어린 시절 이불 밑에서 눈만 내놓고 보던 ‘전설의 고향’은 ‘쾌도 홍길동’의 이정섭 PD, ‘한성별곡-正’의 곽정환 PD 등 총 5명의 연출자가 참여해 7월 초부터 8부작으로 방송한다. ● 만화는 추억으로~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따라 부르면 금방 미소가 어려지는 이 노래. 노래만 흥얼거려도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르는 80년대 ‘추억의 애니메이션’들이 귀환해 인기 몰이 중이다. 교육방송은 지난 해 가을 개편부터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3시30분과 7시30분을 ‘추억의 애니메이션’ 시간대로 만들어 ‘톰 소여의 모험’, ‘플랜더스의 개’ 등을 편성했다. 현재 이 시간대에는 30대 이상이라면 누구나 기억이 새로운 ‘미래소년 코난’, ‘빨강머리 앤’을 방송한다. 케이블TV MSO인 CJ헬로비전’ 역시 5월 28일부터 ‘마징가 Z’, ‘들장미 소녀 캔디’, ‘우주소년 아톰’, ‘꼬마자동차 붕붕’ 등 70∼80년대 인기 애니메이션을 주문형 비디오(VOD)로 내보내고 있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런 경향에 대해 “시청 연령대가 높아지고 시청자가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이들을 필사적으로 잡으려는 방송사의 고육지책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나 또한 한 명의 중장년층 시청자여서 향수는 반가운 코드지만 과거 명성에만 매달리는 과거 회귀적인 전략은 TV 매체가 늙어가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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