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죽이기’배후는SK프런트

입력 2008-06-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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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SK 김성근 감독은 결벽증적인 원칙주의자다. 이런 김 감독인지라 SK의 5월 20-22일 제주 원정과 6월 6일 부산 원정의 경기시간 변경(오후 5시->2시)에 대해 거의 ‘기습 테러’를 당한 피해자인양 격한 감정을 토로한 것은 일견 당연하다. 김 감독은 “운영을 그따위로 해도 되느냐?”라며 ‘테러 배후’로 한국야구위원회(KBO)를 지목했다. 그렇다면 KBO는 정말로 ‘SK 죽이기’를 위해 일부러 경기 스케줄 조정을 묵인, 방조한 것인가. 6월 15일 이후 경기시간 변경을 금지하는 것 역시 SK만 피해자로 만들어 놓고 사태를 봉합하기 위해서인가. KBO 한 관계자의 항변이 이런 음모론에 대한 답변을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 “확실히 합시다. KBO가 경기 시간을 결정합니까? 시즌 전에 단장회의에서 합의된 사항이고, KBO는 거기에 최종적으로 승인만 해주는 거잖아요.” KBO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면 SK 선수단을 살인일정으로 내몬 원인제공자는 명백해진다. 그런데 어찌된 노릇인지 김 감독과 SK 선수단 사이에선 KBO 성토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다. 만약 SK 프런트가 뒤에서 합의해 준 사항인줄 인지했음에도 김 감독이 KBO를 겨냥했다면 비열한 언론플레이가 된다. ‘나눔경영’ ‘투명경영’을 모토로 삼는 SK 그룹의 도덕성이 걸린 사안이다. 반대로 김 감독이 정말 프런트로부터 어떠한 사인도 받지 못해서 이렇게 말을 했을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장과 프런트 사이에 심각한 소통 부재를 노출한 꼴이 된다. SK 프런트는 자기들이 일을 저질러 놓고 김 감독이 아무렇게나 말하도록 방조한 셈이 된다. SK 프런트는 김 감독이나 선수들이 살인일정에 대해 그토록 거품을 물었는데도 어떠한 제스처도 취하지 않았다. 만약 KBO가 일방적으로 경기 장소와 일정을 변경했다고 해도 똑같았을지 그동안 SK 프런트의 전력을 미뤄볼 때 극히 의심스럽다. 그렇다면 김 감독이나 선수단에게 자초지종을 해명하고, 협조를 구했어야 될 텐데 어쩐 일인지 김 감독과 선수단은 KBO만 원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KBO가 편파적 집단으로 매도되는 기사가 쏟아지는데 SK는 자기들이 욕먹는 건 아니라고 뒤에서 팔짱끼고 있다. 하긴 8일 터진 신윤호 영입 건은 SK의 현장-프런트 간 소통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김 감독이 구단 사장의 재가도 얻지 않고 언론에다 대고 먼저 신윤호를 영입한다고 얘기해버렸고, 구단 홍보팀은 롯데전이 시작되고 나서야 ‘상층부의 재가가 떨어졌다’며 공식 발표를 했다. 사직=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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