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R선두=우승’우즈불패는계속된다?

입력 2008-06-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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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8회 US오픈 최종 라운드는 각본 없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주연은 항상 그랬듯 미국의 타이거 우즈(32), 조연은 사람 좋은 로코 메디에이트였다. 무대는 캘리포니아 라호야의 토리파인스 남코스(파71, 7643야드). 16일(한국시간) 72홀을 마치고 합계 1언더파(283타)로 따라오는 경쟁자들을 1타차로 앞선 45세의 베테랑 메디에이트(미국)는 클럽하우스에서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고 TV를 통해 챔피언조의 마지막 18번홀을 지켜봤다. 이븐파를 기록하고 있었던 우즈와 리 웨스트우드(영국)가 버디를 작성하지 못하면 메디에이트는 45세 6개월로 US오픈 사상 최고령 챔피언이 되는 것이었다. 둘 가운데 한명이라도 버디가 나오면 게임은 17일 같은 장소에서 18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플레이오프를 벌이는 상황이었다. 먼저 웨스트우드의 7m 버디 퍼트가 오른쪽으로 휘면서 컵을 벗어났다. 우승 경쟁에서 탈락. 이어서 우즈. 4라운드 1번홀과 2번홀에서 더블보기, 보기로 출발해 전날 기적 같은 이글 2개로 벌어놓은 3언더파 스코어를 다 까먹은 뒤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간신히 이븐파를 유지하며 웨스트우드와 공동 2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4라운드에서 우즈는 전날처럼 갤러리들을 흔들어 놓을 만한 퍼트도 없었다. 무릎 통증으로 드라이브와 롱 아이언 샷들이 영향을 받아 세컨드 샷을 정상적으로 그린에 올려놓지 못해 고전했던 우즈였다. 전날 9m짜리 이글 퍼트를 성공시킨 가장 쉬운 18번홀(파5)에서 드라이브 샷이 벙커로 들어간 뒤 세컨드 샷마저 러프에 빠졌다. 우즈는 채를 던지며 자신의 실수를 참지 못했다. 그러나 세번째 샷으로 105야드 거리에서 러프에 깊게 박힌 볼을 빼내 그린에 올려놓아 버디 기회를 잡은 것도 우즈였기에 가능했다. 18번홀에 모인 갤러리들은 숨을 죽였다. TV마저 아무 소리 없이 화면만 비쳤다. 거리는 4.5m. 우즈의 퍼트가 움직이면서 볼은 천천히 굴렀다. 갤러리들이 모두 일어났고, 잠시 후 우즈는 특유의 허공에 어퍼컷을 날리는 세리머니 동작으로 버디를 확인했다. 그동안 수없이 봤던 우즈의 클러치 퍼트이었지만 메이저 대회 72번째홀에서 극적으로 홀컵에 들어간 신기의 클러치 퍼트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TV를 지켜보다가 우즈의 버디 퍼트가 들어가자 메디에이트는 “믿을 수가 없는 플레이다. 나는 타이거가 해낼 것을 알았다”며 씁쓸하게 입맛을 다셨다. 메디에이트는 우즈가 클럽하우스에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기 위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축하해주는 신사다운 면을 잊지 않았다. 우즈는 기적적인 버디 퍼트로 ‘메이저대회 3라운드 선두=우승’등식을 여전히 유지하게 됐다. 17일 승부는 알 수 없지만 45세 베테랑 메디에이트에게 5일 동안 극도의 긴장과 집중력을 유지하며 그가 표현한 것처럼 ‘괴물(monster)’과 대결해야 되는 상황이 쉽지는 않다. 우즈는 통산 13번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고 3라운드에서 선두를 차지했을 경우는 단 한번도 진 적이 없다. 특히 최후의 퍼트에서 보여준 그의 집중력과 대담함은 왜 우즈가 전 세계 골프팬을 사로잡는 지를 확인시켰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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