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탱탱볼’돌부처1점차승리지켰다

입력 2008-06-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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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경기. 삼성은 전날 7-0 대승을 이끌었지만 이날 좀처럼 방망이가 터지지 않아 애간장을 태웠다. 다행히 두산이 병살타 4개를 기록하면서 득점생산이 막혀 팽팽한 승부를 펼칠 수 있었다. 삼성은 1-1 동점인 9회초 1사2루서 신인 우동균이 대타로 나서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2-1 리드를 잡았다. 그러자 3루쪽 불펜에 등번호 21번의 투수가 무뚝뚝한 표정으로 공을 뿌리기 시작했다. 3루 관중석의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바로 9회말 1점차의 살얼음 리드를 지켜줄 수호신인 ‘돌부처’ 오승환이었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9회말 마운드에 올라 13개의 공으로 3명의 타자를 간단하게 제압했다. 첫타자 정원석을 초구에 유격수땅볼로 처리한 뒤 대타 유재웅과 이성열을 헛스윙 삼진으로 눌러버렸다. 오승환은 이로써 본격적으로 마무리투수로 나선 2006년부터 3년연속 20세이브를 달성했다. 삼성 역사상 3년연속 20세이브는 그가 처음이다. 5월까지 15세이브를 올릴 때까지만 해도 3년연속 40세이브가 기대됐지만 소속팀 삼성이 시즌 126경기 중 75경기를 치러 60%가 지난 시점이어서 벅찬 상황이 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최근 대량실점 경기가 많고, 이기더라도 세이브 조건이 안되는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 6월 들어 이날까지 5세이브째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40세이브를 목표로 했지만 팀승률이 지금 5할 아래다. 팀이 4강에 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3점차 세이브 상황이 아니라도 마운드에 오를 준비가 돼 있다”면서 개인보다는 팀의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올 시즌 구위도 최근 2년간보다 떨어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날 최고구속 146km를 찍었고, 무엇보다 투구 후 스프링처럼 몸이 튕겨져 올라오는 가장 좋았을 때의 역동적인 동작까지 나왔다. 볼끝도 살아났다. 그는 이에 대해 “한꺼번에 팍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시즌초보다는 훨씬 좋다. 올 시즌 들어 밸런스가 가장 맞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선동열 감독이나 조계현 투수코치 역시 같은 견해였다. 오승환의 구위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2008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게도 희소식이다. 그는 올림픽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아직 최종엔트리에 뽑히지 않았다”면서도 “올림픽 때까지 더 좋아질 것이다”는 말로 자신감을 나타냈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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