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자진결장…“인간성이너무좋아서”

입력 2008-06-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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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박정권의 날’이야.” 한화 김인식 감독은 29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베팅케이지에 다녀와서는 불쑥 이렇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영문을 물어보니 용병 더그 클락이 선발출장 제외를 자청했기 때문. 클락은 27일 SK전 도중 타격 직후 전력질주를 하다 1루수 박정권과 충돌했다. 클락은 아픔을 딛고 일어났지만 박정권은 부축을 받으며 교체됐고 진단 결과 왼쪽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중상으로 드러났다. 이에 자기 탓에 큰 부상을 입은 양 박정권이 못내 마음에 걸렸던 클락은 28일 경기부터 “못나가겠다”고 김인식 감독에게 떼를 썼다는 후문. 김 감독은 28일엔 “너를 대신해 내보낼 선수가 없다”고 달래서 출장을 시켰지만 29일에도 똑같은 청을 받자 “경기 중간엔 출장시키겠다”란 언질을 주고 오승택을 중견수 겸 2번타자로 내보냈다. 앞서 클락은 박정권이 입원한 병원에 꽃다발을 보냈고 통역을 통해 “수술 날짜는 잡혔느냐”라며 확인을 거듭했다. 김 감독은 “저걸 어떻게 해야 돼? 악질로 만들 수도 없고. 인간성이 약점이야. 야구 그만두면 선생 할거래”라고 푸념(?)하면서도 껄껄 웃었다. 클락은 4회 공격부터 교체투입됐지만 SK 김성근 감독에 이어 올 시즌 프로야구 자진결장 2호가 된 셈이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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