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술궂은’찬호 돌아서야하는가…

입력 2008-06-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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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ty. ‘지저분한, 심술궂은, 간악한’ 등 부정적인 의미의 형용사다. 그러나 야구에서 ‘내스티’는 의미가 다르다. 1990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신시내티 레즈는 ‘내스티 보이스’의 팀이었다. 놈 찰튼-롭 디블-랜디 마이어스로 이어진 불펜진용을 일컫는다. 3명의 ‘내스티 보이스’는 지저분한 구질로 팀에 우승을 안겼다. 28일(한국시간) 6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LA 다저스 박찬호(35·사진)의 투구를 지켜본 LA 에인절스 전담 해설자 릭 허들러는 “박찬호의 투구는 오늘 내스티하다”고 평했다. 한마디로 타자들이 때리기 힘든 구질구질한 볼로 에인절스 타선을 막았다는 의미다. 실제 경기 후 다저스 포수 러셀 마틴도 박찬호의 이날 피칭을 “스니키(sneaky) 패스트볼 이었다”고 말했다. ‘스니키’는 ‘몰래, 비열하다’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마틴이 말한 스니키 패스트볼은 투심패스트볼이다. 타자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볼이 홈플레이트를 통과했다는 뜻이다. 허들러와 마틴의 평가를 종합하면 박찬호의 볼 무브먼트가 완전히 되살아났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투심패스트볼을 던졌을 때 볼의 움직임은 매우 뛰어났다. 박찬호의 올시즌 완벽 부활의 요인들이 단순히 구속 회복만이 아님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박찬호가 최근 몇년 부진했을 때 볼의 무브먼트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밋밋하게 홈플레이트를 통과해 타자들로부터 통타를 당했다. 그러나 요즘 다저스에서 투구를 보면 확연히 다르다. 좌타자를 상대할 때 몸쪽에서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파고드는 투심패스트볼은 일품이다. 타자의 루킹 스트라이크아웃은 투심패스트볼로 보면 된다. 박찬호는 “텍사스에서 투심패스트볼을 너무 많이 던지면서 볼의 무브먼트가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포심패스트볼 위주의 투구를 하면서 상대적으로 투심패스트볼의 무브먼트가 몰라보게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투수의 생명줄은 구속과 제구력, 완급조절, 볼의 무브먼트다. 에인절스전에서는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춰 스스로 “최근 5, 6년 사이 가장 잘 던진 경기였다”고 밝혔다. 다만 아쉬운 점은 박찬호의 이런 ‘내스티’하고, ‘스니키’한 패스트볼을 선발로서 뿌리지 못하고 불펜투수로 던져야 한다는 점이다. 30일 다저스 조 토리 감독은 휴스턴 원정을 떠나기에 앞서 4연전 선발투수를 예고했다. 어깨와 목 부상이 말끔해진 구로다 히로키가 7월 3일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브래드 페니의 복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7월 4일 경기도 채드 빌링슬리로 예고됐다. 박찬호는 1일 휴스턴 원정부터 불펜으로 돌아간다. 선발로서 호투를 이어가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쉬울 따름이다.] 다저스타디움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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