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란‘생애첫우승턱’떡안고펑펑운까닭

입력 2008-07-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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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홍란(22·먼싱웨어)이 ‘떡’을 안고 2시간이나 눈물을 흘렸다는 해프닝이 알려져 화제다. 홍란은 6월 22일 부산 해운대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B 국민은행 스타투어 2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기념으로 떡을 돌리는 전통에 따라 다음 대회인 롯데마트 행복드림컵 대회 때 선수와 가족, 대회 관계자 등에게 우승 기념 떡을 돌렸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기분 좋게 ‘우승 턱’을 쏜 홍란이 무슨 일인지 떡 상자를 들고 2시간 동안이나 울음을 터뜨렸다. 일요일에 대회를 마친 홍란은 다음 대회가 수요일에 시작되는 탓에 급하게 제주도로 이동해야 했다. 전통을 깰 수 없어 제주시에 있는 떡집에 선물용 떡을 주문했다. 그런데 대회장에 배달된 떡이 그동안 다른 우승자들이 돌렸던 떡에 비해 초라하게 포장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홍란이 울음을 터뜨렸다. 첫 우승을 기념해 근사한 떡을 돌리고 싶었지만,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떡이 배달되자 마음이 아팠던 것이다. 이 사실이 전해들은 동료 선수들은 “홍란의 여린 마음과 새로운 모습을 보게 돼 흐뭇했다”면서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연용남 프로는 “제주도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 홍란의 눈물 섞인 떡을 먹지 못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말을 들어보니 ‘포장이 부실하긴 했지만 떡 맛은 최고였대요’”라면서 “그렇게 아쉬우면 한 번 더 우승해서 더 좋은 떡으로 우승 턱을 내라”고 부러워했다. ‘떡’ 사건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던 홍란은 3일 끝난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나서 다시 한번 떡을 돌린 기회를 잡았다. 홍란은 “최혜용 선수가 돌린 우승 기념 떡을 보니 그때 제가 돌린 떡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 속상했다. 꼭 다시 우승해서 근사한 떡을 돌리고 싶다”고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보였다. KLPGA투어에서 우승자가 다음 대회에서 떡이나 김밥 등을 돌리는 전통은 2006년부터 시작돼 이어져 오고 있다. 홍란의 눈물 사건을 전해들은 KLPGA 관계자는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을 보면 강해 보이지만 사실은 나이 어린 숙녀들에 불과하다. 홍란의 눈물 사건도 여린 마음에서 시작됐으니 예쁘게 봐 달라”고 감쌌다. 주영로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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