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은이상우의행복한아침편지]행복의파랑새는곁에있어요

입력 2008-08-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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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편과 딸에게는 인스턴트 음식이든 뭐든 알아서 먹으라고 하면서 저녁마다 가족이 아닌 다른 이들의 음식 서빙을 위해 집을 나섭니다. 아무래도 중고생이 있는 집에서 남편의 수입만으로 두 아이를 교육시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식당에서 서빙 업무를 맡은 3개월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잘 먹고 잘 살려고 결혼을 했는데 세상살이가 다 그렇듯, 결혼생활은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한 때는 무조건 큰 것만 찾으면서 TV도 큰 것, 냉장고도 큰 것, 오디오도, 집도, 차도… 무조건 큰 것을 찾았습니다. 남편의 수입이 적다고 원망하며 우리보다 못 한 사람은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나보다 잘난 사람들만 보며 ‘난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불평과 불만들을 늘어놓았습니다. 하지만 식당일을 하다보니 남편이 제게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남들 맛있게 먹으라고 서빙을 하면서 남편은 집에서 찬밥이나 라면을 끓여먹고, 제가 퇴근할 때까지 TV를 보며 기다린다고 생각하니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땐 자격지심 때문에 혼자서 서러워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운다고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제 삶을 돌아보면서 제게 부족했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봤습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따져보니 제게는 예쁜 우리 아이들이 있고, 남편도 있고, 부모님도 있었습니다. 우리 네 식구 발 뻗고 편하게 잘 수 있는 집도 있습니다. 돌아보니 있을 건 다 있고 가진 것도 많은데, 저는 왜 항상 모자라다고 생각하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제 몸집만은 작기만을 원했고, 사이즈도 88 입던 것을 줄여서 66으로 입었는데 그러다보니 몸이 아니라 제 맘까지 줄어버린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뭐든지 작아도 참으면서 제 마음만은 커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울 금천 | 이현주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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