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기춘8강서늑골다쳐…결승전투혼불구한판패‘통한의은’

입력 2008-08-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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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앞두고 만난 왕기춘(20·용인대)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느냐는 질문에 밝은 표정으로 “자기 전마다 하는 것은 물론이고 2등, 3등한 나라 국기까지 머리 속에 그린다. 2등은 아제르바이잔, 3등은 일본 국기가 올라가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꿈은 반대라고 했던가. 올림픽을 위해 4년을 기다려 온 왕기춘이 뼈아픈 13초에 울고 말았다. 그가 항상 꿈꾸던 가장 높은 곳에는 태극기 대신 아제르바이잔 국기가 게양됐다. 남자 유도의 확실한 금메달 후보였던 왕기춘은 11일(한국시간)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73kg급 결승에서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에 경기 시작 13초 만에 발목잡아 메치기 한판으로 패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던 터라 더욱 아쉬움이 컸다. 1,2회전을 순조롭게 통과한 왕기춘은 레안드로 갈레이로(브라질)와의 8강전에서 상대와 엉켜 넘어지며 늑골 부위에 부상을 당했다. 경기 도중 계속해서 고통스런 표정을 지으면서도 투혼을 발휘, 연장에서 1분27초 만에 절반을 따내며 준결승에 올랐지만 후유증은 계속해서 그를 괴롭혔다. 왕기춘은 준결승전에서도 라슐 보키에프(타지키스탄)를 만나 복부 쪽 통증이 있는지 제대로 기술을 구사하지 못했고 우세승을 따내며 가까스로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결국 한판패를 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경기 후 침통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그대로 경기장을 빠져나가려던 왕기춘은 안병근 감독의 권유로 취재진 앞에 서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죄송하고 가족에게 미안하다. 열심히 했지만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한편, 안병근 남자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왕기춘이 완전히 넘어가지 않고 옆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한판으로 보기 어렵다”며 심판 판정에 불만을 나타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베이징=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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