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해프닝]다이빙결승‘발레복’입고점프!…알고보니관광객

입력 2008-08-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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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 맹장 용장 덕장이 있지만 최고는 복(福)장 운(運)장’이라고 한다. 이 말은 올림픽에도 적용된다. 운이 좋아 금메달을 따는 선수가 있지만 지독히 불운해 메달은커녕 망신만 당하는 선수도 있다. 1908년 런던올림픽 마라톤에서 이탈리아 도란도 피에트리는 어렵게 코스를 돌아 마침내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선두를 달리던 그는 안타깝게도 결승점을 불과 100∼200m 여 남기고 실신하고 말았다. 뒤따라오는 경쟁자도 없어 이를 안타깝게 여긴 운영진이 그를 부축해 가까스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시켰지만 금메달은 없었다. 선수가 타인의 도움을 받는 순간 실격이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사격에서는 너무나 황당해 웃기도 미안한 사건이 벌어졌다. 남자 50m 소총 3자세 결선에 출전한 미국의 매튜 에먼스는 남의 표적지에 쏘는 바람에 금메달을 중국 선수에게 내줬다. 에먼스는 이 한 발이 0점 처리되면서 그는 1위에서 8위로 추락했다. 대신 그는 사랑을 얻었고 2008 베이징 대회에 출전한 그의 아내가 금메달을 따내 더욱 화제가 됐다. 아테네올림픽 다이빙에서 벌어진 해프닝도 만만치 않다. 다이빙 결승을 앞둔 상황, 한 캐나다 관광객이 발레복을 입고 스프링보드에서 뛰어내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 관광객이 그리스 경찰에게 연행되는 등 경기장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피해는 중국 선수들이 입었다. 펑보, 왕케난 조는 집중력이 떨어져 0점을 받아 꼴찌를 기록했다. 금메달을 따고도 애국가를 듣지 못한 불운한 선수도 있다. 1972년 도쿄 올림픽에서 에티오피아의 선수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 올랐다. 하지만 국가 연주를 담당한 일본 밴드가 에티오피아 국가를 몰라 대신 일본 국가를 연주하는 촌극을 빚어 피해를 입었다. 찰나의 실수로 우승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금메달리스트 데이브 워틀.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그는 즐겨 쓰던 모자를 그대로 착용한 채 금메달 시상대에 섰다. 국가가 연주되는데도 깜빡 잊고 모자를 벗지 않았던 워틀은 국가 모독죄로 미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올림픽에서 거둔 성과에도 불구하고 고국의 방송에 출연해 눈물을 흘리며 사과를 했다. 이해리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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