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구대성…김광현‘좌완日킬러’계보잇다

입력 2008-08-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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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이 하도 안 잡아줘서 가운데에만 던졌어요.” (2006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회고하며) “도쿄돔 전광판을 보니까 스피드가 안 올라가는 거예요. 한국시리즈 때 잠실에서 150km까지 찍었는데. 약 올라서 더 세게 던졌죠.” (2007년 코나미컵에서 한국팀이 일본챔피언을 사상 처음으로 꺾고 승리를 따낸 주니치전을 기억하며) 김광현(20·SK)은 강심장이다. 큰 경기일수록 즐길 줄 안다. 상대가 누구라도 자기 공을 던진다.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이 사활을 건 22일 준결승 한일전 선발로 김광현을 일찌감치 공개 예고한 것도 이런 믿음에서였다. 이런 김광현이 일본과의 4강전(6-2 승)을 마친 뒤 “힘들었다”는 고백을 했다. 경기 중 특유의 살인미소는 거의 볼 수 없었다. 전 국민이 주시하는 가운데 베스트끼리 맞붙은 한일전. ‘이 경기만 승리하면 한국야구 올림픽 출전 사상 첫 결승 진출과 병역 면제 혜택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이 경기 한판을 미끄러지면 예선 7전승의 가치는 사라지고, 3-4위 결정전까지 가슴을 졸여야 한다. 일본야구에 대한 열등감도 곱씹어야 한다.’ 스무살 김광현은 이런 중압감을 어깨에 지고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호시노 센이치 일본 감독은 “김광현이 나와도 예선전(5.1이닝 3안타 7삼진 1실점)처럼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별렀다. 김광현을 집중 겨냥한 타순도 들고 나왔다. 그러나 결과는 8이닝 6안타 2볼넷 2실점(1자책) 5삼진 승리투수. 2-2 동점이 된 뒤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시속 150km를 찍었다. 그리고 8회말 터진 이승엽의 역전 2점홈런은 ‘뉴 일본킬러’ 김광현 탄생을 알리는 축포이기도 했다. 김광현은 2007년 3월 오키나와 우라소에 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와 평가전에서 비공식 선발 데뷔전을 치렀는데 당시 아오키 노리치카에게 3점홈런을 맞았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 아오키 상대로 삼진 3개(3안타 1볼넷)를 잡아냈다.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일본 최고타자와 대등해질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이제 김광현은 이선희-구대성으로 이어져온 ‘좌완 일본킬러’ 계보의 후계자가 됐다. 김광현의 나이가 스무 살인 점을 감안하면 일본에 ‘김광현 콤플렉스’는 최소 10년의 숙제로 남게 됐다.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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