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본색’박주영佛데뷔전서1골1AS

입력 2008-09-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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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훈련하고도팀워크척척…축구사이트선정‘주간MVP’
사그라들던 천재성이 되살아난 것일까. 한때 차세대 아시아 최고의 골잡이로 평가받았던 ‘축구 천재’ 박주영(AS모나코)이 해외 무대에서 천부적인 감각을 발휘하며, ‘천재’라는 명성을 되찾고 있다. 많은 경기가 필요치 않았다. 단 한 경기만으로도 그의 진가를 발휘하기엔 충분했다. 8월말 프랑스 1부리그 AS 모나코로 이적한 박주영이 데뷔전에서 데뷔 골을 작렬시켰다. 박주영은 14일(한국시간) 로리앙과의 홈경기에서 1골1도움으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첫골이 눈길을 끈 이유는 그의 득점 장면이 완벽했기 때문이다. 볼을 쫓는 판단력, 수비수를 순식간에 따돌린 순간 스피드, 한치의 오차도 없었던 골 결정력 등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다. 감독은 물론 프랑스 언론들도 칭찬 일색이었다. 특히 프랑스 축구 전문 인터넷 사이트 ‘막시풋볼’은 박주영을 5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하기도 했다. ○천재성이 빚어낸 데뷔 골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박주영의 플레이는 눈부셨다. 골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그동안 K리그와 대표팀에서는 안타까움만 사왔던 박주영의 장점이 고스란히 묻어나온 플레이였다. 전반 25분 동료 장-자크 고소가 패스를 하는 순간 박주영은 상대 수비수 뒷 공간을 파고들었다. 그야말로 전광석화였다. 수비수가 뒤쫓는 순간에도 침착하게 허벅지로 볼을 트래핑하며 발 앞에 떨어뜨렸다. 단독 찬스를 허용, 전진하던 로리앙 골키퍼의 위치를 확인한 뒤에는 오른발로 좁은 공간을 향해 밀어 넣었다. 축구 교과서에 나오는 판단력과 순간 스피드, 골 결정력 등의 모범 답안을 그대로 보여준 데뷔 골이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고소의 패스가 좋았고, 박주영의 침투 움직임도 뛰어났다. 허벅지로 볼을 컨트롤하고, 슈팅까지 이어지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전체적으로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해외로 이적할 경우 팀과 리그의 축구 스타일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데 어느 하나도 나무랄 것이 없었다”고 극찬했다. ○놀라운 동료들과의 호흡 박주영은 데뷔전을 치르기까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적었다. 팀 훈련에 합류했지만 대부분의 팀 동료들은 대표팀 차출로 팀을 떠나 있었다. 모든 멤버들이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3일에 불과했다. 그러나 ‘선수 끼리는 서로가 알아본다’고 했듯이 팀워크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특히 후반 26분 어시스트를 하는 장면은 박주영이 동료들과 얼마나 호흡을 맞추고 있는가를 보여줬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동료의 움직임을 간파한 박주영은 순간적으로 깊숙한 침투 패스로 프레데릭 니마니에게 단독찬스를 만들어줬다. 동료들의 움직임을 예측한 것이 빨랐고, 패스 타이밍도 절묘했다. 이런 결과는 부단한 노력 덕분이다. 박주영은 동료들과 친해지기 위해 기본적인 불어를 습득해 간단한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브라질 유학으로 포르투갈어를 구사하는 박주영은 몇몇 동료와는 경기장에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정도다. 이런 노력 덕분에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동료들과 가까워졌고, 좋은 골까지 얻어냈다고 볼 수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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