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위기의연예인②]최·진·실…별은내가슴속에지다

입력 2008-10-06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경기양평공원묘지에안치,“가지마”가족-친지들오열
“잘가요, 소중한 사람.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사랑받아온 톱스타가 한줌의 재가 되어 땅 속에 잠들던 날, 세상은 울음소리와 비통함으로 가득했다. 4일 톱스타 고 최진실의 영결식이 진행된 서울 삼성서울병원과 경기도 성남 화장터, 그리고 그녀가 영원히 잠든 경기도 양수리 갑산공원은 통곡과 오열로 눈물바다를 이뤘다. 톱스타였지만 한 여자로서 굴곡진 삶을 산 최진실은 “가지마”를 외치며 절규하는 사람들과 작별을 고했고, 남은 사람들은 그녀를 가슴에 묻었다.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된 고인의 영결식에서 절친한 친구 이영자는 추모글을 낭독하며 슬픔을 토해냈다. 연기자 윤다훈, 조연우, 고주원, 박해진 등이 운구자로 나섰고 그 뒤로는 동생 최진영과 모친 정모 씨 등 유족, 엄정화, 이경실, 홍진경, 신애 등이 뒤따르며 발을 구르고 오열했다. 모두가 장지로 떠나는 버스를 타러 갔지만 홀로 차에 기대 캐딜락 안에 누운 고인을 공허한 눈으로 바라보는 정선희의 모습은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화장터 유족 참관실 밖에 주저앉은 이영자는 “난 (화장 모습)못봐. 보면 따라갈 거야”라고 절규했다. 시신은 오전 9시30분 경기도 성남시 영생관리사업소에서 화장의 불꽃 속으로 들어갔다. 참관실에서 유리창을 두드리며 오열하던 어머니는 끝내 실신했다. 화장 절차를 마친 최진실의 유해는 오후 1시께 장지인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갑산공원의 가장 높은 곳, 마므레동산 묘역에 봉안됐다. 고인의 장례 행렬을 지켜본 팬들과 시민들도 눈물을 훔쳤다. 고인이 세상을 뜬 지 몇 날이 지났지만 이들은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주인 잃은 미니홈피와 유작인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공식 게시판에 그녀를 추억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심장 한쪽이 떨어진 듯한 무기력함”, “귓가에 떠도는 생생한 목소리와 미소, 추억할 게 너무 많아 목구멍까지 숨이 막히는 듯하다”, “우리 세대, 우리 젊음도 함께 가져가버린 것 같다”, “밀려오는 공허함을 가눌 길 없다”. 그렇게 먹먹함만을 안겨주고 떠난 ‘만인의 연인’ 최진실은 끝없는 변신을 추구했던 톱스타였다. 드라마 ‘질투’, ‘별은 내 가슴에’, ‘장미빛 인생’,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등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온 그녀는 또 결코 화려한 사람이 아니었다. ‘오뚝이’, ‘최수제비’ 등의 별칭으로 불린 그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2일 오전, 이웃들은 “평소에도 트레이닝복 차림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정도로 소박하고 검소한 사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이들을 아끼는 마음도 여느 엄마들과 다르지 않았다. 아이들의 성을 자신의 것으로 바꾼 강한 모성애 뒤에는 초등학생 첫 아이 운동회에 앞서 루머 때문에 가슴 졸이던 엄마의 모습도 있었다. 갖은 시련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일어났던 최진실은 최근 ‘사채업 괴담’에 따른 심적 고통, 평소 톱스타로서 겪어야 했던 인간적 고독 등을 견디지 못하고 금쪽같은 두 아이를 뒤로 한 채 2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자택 욕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우울증세와 심리적 고통에 따른 충동적 자살”로 결론지었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