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울린4안타쇼오,한이!…Honey!

입력 2008-10-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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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이, 3회2타점적시타7득점물꼬…고향부산상대4안타맹타
“고향은 부산이지만 삼성 유니폼을 입는 순간부터 부모님도 삼성팬이 됐죠.” 삼성 박한이(29)는 고향이 부산이다. 부산고 시절까지 고향팀인 롯데 입단을 꿈꿨다. 그러나 고교 3학년 때인 96년 그는 롯데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당시 동기인 마산고의 신명철은 ‘제2의 이종범’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롯데는 당연히 신명철을 1차지명했다. 박한이의 부산고는 전통의 명문이지만 당시 약체였다. 그래서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삼성이 2차지명 6번으로 지명했다. 그러나 그는 동국대에 진학했다. “이상하게 대학을 가고 싶더라고요. 당시 동국대 황동훈 감독님이 대학에 오면 국가대표가 될 수 있게 밀어주겠다고 하셨고. 삼성도 제 뜻을 알고 대학 졸업 후에 보자고 하셨죠.” 그는 대학시절 국가대표팀에 발탁됐고, 98년에는 방콕 아시안게임에 대표팀 막내로 참가해 박찬호 등과 함께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대학에 가길 잘했죠. 전화위복도 됐고.” 그는 2001년 삼성에 입단하자마자 신인왕 후보에 올랐지만 고졸신인 한화 김태균에 밀려 신인왕을 놓쳤다. 그 뒤로 유난히 상복이 따르지 않았다. 고향팀 롯데는 그가 입단하던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번도 가을잔치에 참가하지 못했다. 1차지명을 받았던 신명철은 프로에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지난해 삼성으로 트레이드돼 이제 한솥밥을 먹는 처지다. 그는 올 시즌 중반 허리와 무릎부상으로 고전하면서도 타율 0.316을 기록했다. 1번타자로서 4할대 출루율(0.414)도 기록했다. 그리고 그는 사직구장에만 오면 맹타를 휘둘렀다. 사직구장에서만 23타수 8안타(0.348). “사직에 오면 열광적인 팬들 때문에 좋아요. 선수라면 누구나 이런 곳에서 뛰고 싶어하죠. 그러나 난 삼성이 좋아요. 부모님도 마찬가지죠.” 그의 아버지 박창복씨와 어머니 권정애씨는 아들이 건네준 표를 들고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롯데전을 지켜봤다. 일찌감치 부산 개금동에서 출발해 아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사실 어머니가 당뇨병으로 오랫동안 고생하고 있어요. 항상 조심을 하셔야하는데….” 그는 어머니 얘기를 꺼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박한이는 1번타자로 선발출장해 6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12-3 대승의 선봉장이 됐다. 4안타는 준플레이오프 1경기 최다안타 타이기록이다. 3회에만 안타 2개를 날리는 진기록도 세웠다. 고향팀을 상대로 ‘장한 아들’의 모습을 보여드렸다. 뿌듯한 초가을밤이었다. 사직= 이재국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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