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1500만대시절에 3천만명이상관전
퍼거슨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유로피언 컵을 두 번씩이나 들어올린 브라이언 클러프는 생전에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다. “요즘 TV에 축구가 너무 많이 나온다. 당신은 로우스트 비프와 요크셔 푸딩을 매일, 그리고 일요일에 두 번 먹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이 말은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너무 자주, 그리고 많이 먹으면 질리듯 축구도 TV에 너무 많이 나오는 것이 꼭 좋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런 말이 나올 만큼 축구는 영국에서 삶 그 자체이다.
최근 발표된 영국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자가 본 프로그램 톱 20에서도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까지 영국 내에서 최고의 시청자수를 끌어들인 프로그램 1위에는 1966년 웸블리구장에서 벌어진 서독과의 월드컵 결승전으로 나타났다. 잉글랜드가 서독에 4-2로 승리한 이 경기를 본 시청자는 323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록이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것은 영국의 계속적인 인구증가를 감안할 때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월드컵 결승 당시에 영국 내 TV를 보유한 가구 수가 1500만호 정도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시청률이 얼마나 기록적인 것인지를 알 수 있다.
한편 최고의 시청자수 2위에는 3210만 명이 지켜본 다이애나의 1997년 장례식이 차지했고, 1969년 영국왕실을 다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3190만 명으로 역대 3위에 올랐다. 1위를 차지한 1966년 월드컵 결승 말고도 두 경기가 더 톱 20에 이름을 올렸는데, 첼시와 리즈가 1970년에 벌인 FA컵 결승전 재경기가 2849만 명으로 역사상 6번째로 많은 시청자가 본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15위에는 잉글랜드가 승부차기 끝에 3-4로 져 8강 진출이 좌절된 아르헨티나와의 1998년 월드컵 경기가 뽑혔다. 이 경기를 본 시청자수는 2378만 명이었다.
이렇듯 축구경기가 역사상 최고의 시청자수를 기록하고 톱 20에 세 번이나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자 영국이 축구와 왕실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라는 현지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사례는 왕실과 함께 축구가 영국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을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 하겠다.
요크(영국) | 전홍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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