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박한이·박진만 1차전 5타점투맨쇼…롯데김주찬·이인구 2차전발야구반격
롯데와 삼성의 준플레이오프가 ‘테이블 세터 시리즈’로 흘러가고 있다. 양팀 중심타선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유독 1·2번에 포진한 테이블 세터들만큼은 불방망이로 경기를 쥐락펴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12-3으로 완승을 거둔 8일 1차전에서는 박한이(29)와 박석민(23)의 ‘투멘쇼(Two Men Show)’가 펼쳐졌다. 박한이와 박석민은 나란히 4안타씩을 날리며 롯데 마운드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었다. 한 경기 4안타는 준PO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둘이 합쳐 11타수 8안타 1사구 5득점 5타점을 올렸다. 1·2번이 쉴 새 없이 찬스를 엮어준 덕에 삼성은 예상 밖의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9일 준PO 2차전에서는 롯데 1·2번의 반격이 눈부셨다. 톱타자 김주찬(27)이 5타수 4안타 2득점 1타점, 2번 이인구(28)가 5타수 4안타로 삼성 투수들을 괴롭혔다. 게다가 롯데의 테이블 세터들은 삼성의 1·2번이 갖추지 못한 강력한 무기로 경기에 한층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인구가 1회 좌전안타로 출루해 이대호 타석에서 2루를 훔치자 김주찬은 5회 3루쪽 내야안타에 이어 2루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발야구’의 위력을 과시했다. 대구로 옮겨 치러질 3·4차전도 이들의 활약이 주목된다. 안방에서 끝장을 보려는 삼성이나, 필사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롯데나 모두 ‘벌떼’ 마운드로 배수의 진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공격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역시 관건이다. 삼성으로선 박한이가 1차전과 달리 2차전에서는 5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인 사실이 걸린다. 게다가 3차전의 경우 롯데 선발로 좌완 장원준이 출격한다. 박한이는 올 정규시즌에서 장원준에게 3타수 무안타였다. 다만 박석민은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장원준에 강했다. 벼랑 끝의 롯데를 구출해야 하는 김주찬과 이인구는 2차전의 상승세를 살려야만 한다. 3차전 삼성 선발 윤성환에게 올 정규시즌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한 김주찬이 다시 한번 리드오프 타자의 중책을 맡아야 한다. ‘테이블 세터 시리즈’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롯데와 삼성의 준플레이오프. 삼성의 완승이냐, 롯데의 반전이냐. 테이블 세터들의 어깨가 무겁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