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접은갈매기“내년엔더높이…”

입력 2008-10-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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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하늘에 날아오른 ‘갈매기의 꿈’은 미완성으로 끝났다.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가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3연패에 그쳐 시즌을 마감한 것이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해 7위에서 올해 정규시즌 3위로 뛰어오르면서 2000년 이후 가장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명암이 교차했던 롯데의 2008 시즌을 돌아봤다. ○‘믿음’으로 뭉친 로이스터호 로이스터호는 1월13일 첫 훈련을 시작했다. 최초의 외국인 감독으로 부임한 로이스터는 훈련량보다 선수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중요시했다. 조성환은 “고비 때마다 감독님의 한 마디로 힘을 냈다”고 했고, 강영식은 “야구를 하면서 ‘널 믿는다’는 얘기를 처음 들어봤다”고 했다. 자신감을 찾은 선수단은 숨어있던 가능성을 꽃피웠다. 롯데는 5월까지 3위 자리를 지키며 승승장구했다. 7월에는 4위와 5위를 오락가락하며 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기 막바지 두산과의 잠실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되살아났다. 한달 가까이 올림픽 휴식을 취한 롯데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연승행진을 ‘11’까지 이어갔고, 1패 후 다시 7연승을 달렸다. 4강을 확정한 것은 9월16일 대전 한화전. 2위 두산을 따라잡지는 못했어도 1차 목표는 여유있게 이뤘다. ○준PO의 참패…그래도 미래는 밝다 준PO는 불행히도 롯데의 약점을 내보이는 계기가 됐다. 상대가 하필이면 12년간 경험을 쌓아온 삼성이라는 점이 악재였다. 롯데 투수들은 노련한 삼성 타자들의 입맛에 맞는 공을 뿌려댔고, 타자들은 상대 투수들과의 수 싸움에서 번번이 졌다. 수비와 주루플레이를 비롯한 기본기도 취약했다. 다음 번 포스트시즌 대비를 위한 교훈을 얻게 된 셈이다. 그래도 주축 선수들의 활약은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손민한(12승)-송승준(12승)-장원준(12승)의 선발 10승 트리오가 위용을 자랑했고, 타선에서는 조성환-이대호-가르시아-강민호로 이어지는 막강 중심타선을 구축했다. 김주찬, 이인구, 손광민 등의 눈부신 성장도 큰 수확이다. 관중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롯데는 LG가 13년 동안 갖고 있던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137만9735명)을 깼다. 올해 프로야구 전체 관중(525만6332명) 가운데 4분의 1이 넘는 수치. 또 홈 21경기에 만원관중을 동원하면서 구단 역대 최다 매진기록까지 다시 썼다. 프로야구 흥행 돌풍의 중심은 단연 롯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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