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믿을맨‘쌍용’뜬다!…이청용·기성용UAE전중원지휘

입력 2008-10-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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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의 중원은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두 마리 어린 용(龍)에게 맡겨라.’ 이청용(20)과 기성용(19·이상 FC서울)이 박지성의 대를 이어 한국 축구의 미드필드를 책임질 차세대 기수로 떠올랐다. 둘은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 선발출전해 전반 초반 선취골을 합작하며 3-0 대승의 물꼬를 텄고, 13일 파주 NFC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에서도 박지성과 함께 노란 조끼를 입은 주전팀에서 교체 없이 연습경기를 마쳤다. 이들에게 15일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격파의 선봉장 역할을 맡기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프리미어리거 노하우 전수 받는다 박지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재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그가 볼을 잡기만 해도 경기장 곳곳에서 환호성이 나오고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이는 대표팀 후배들에게도 마찬가지. 기성용은 13일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박지성에 대해 ‘분’이라는 호칭을 썼다. 취재진이 ‘분’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 않느냐고 핀잔을 줘도 “TV에서만 보던 선수다. 맨유에서 뛴다는 자체만으로도 (박)지성 형은 정말 대단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TV로만 볼 수 있었던 우상이 이제는 대표팀 미드필드를 함께 이끄는 동반자가 된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기성용은 9월 북한과의 2010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에서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한국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낸 뒤 2경기 연속 A매치 골을 쏘아 올렸다. 5월 요르단과의 월드컵 3차 예선에서 처음 A매치 그라운드를 밟은 이청용 역시 이후 4경기만에 데뷔골을 뽑아내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13일 미니게임 도중 오른쪽 발목에 가벼운 타박상을 당하자 허정무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깜짝 놀란 것도 그의 높아진 위상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둘은 박지성과 함께 훈련하고 직접 몸을 부딪혀가며 한국인 최초 프리미어리거의 노하우를 하나씩 전수받고 있다. 기성용은 “(박)지성 형은 경기 중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지만 플레이 자체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다. 공을 잡은 뒤 수비지역에서 상대 문전으로 돌파하는 능력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정말 뛰어나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청용-성용, 남 다른 우정 기성용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골을 넣은 뒤 가장 먼저 이청용에게 달려가 기쁨을 함께 나눴다. 단지, 이청용이 어시스트를 해줘서만은 아니었다. 이청용과 얼싸안은 기성용의 머릿속에 함께 2군에서 고생하던 때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기성용은 “3년 전쯤 (이)청용이와 2군에서 뛰며 ‘우리는 언제 태극마크를 달고 함께 뛰게 될 것 같냐’고 서로를 위로하던 생각이 난다. 지금 우리가 함께 대표팀 동료로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더구나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서로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날이 항상 엇갈렸기에 함께 골을 합작한 이날의 기쁨은 더했다. 10대 중반부터 시작된 둘의 진한 우정은 소속팀에 이어 대표팀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기성용은 “우즈베키스탄 경기 직전 (이)청용이가 네가 득점을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정말 그대로 됐다. 다음 경기에서는 (이)청용이가 골을 넣을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파주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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