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UAE,자포자기?부담백배?

입력 2008-10-13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UAE
UAE

훈련장안가고…훈련도대충대충…볼터치도없고…
월드컵 진출을 포기한 것일까, 아니면 부담 가득한 속내를 애써 적에게 드러내지 않으려는 것일까. ‘허정무호’와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를 치르기 위해 13일 입국한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선수단이 무사태평한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9일 니가타에서 일본대표팀과 평가전(1-1)을 치른 뒤 이날 한국으로 건너온 UAE는 오후부터 파주NFC에서 훈련하기로 돼 있었지만 훈련장까지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호텔에 마련된 풋살구장에서 30여분간 가볍게 몸만 풀었다. 그나마 계획된 한시간 훈련량도 채우지 않은 셈. 볼 터치는 전혀 없었고, 조깅과 스트레칭이 전부였다. 선수 22명과 스태프 19명을 합쳐 총 41명에 달하고, 조리사와 영양사까지 따로 불러오는 등 나름 구색은 갖췄으나 지나치게 여유로웠다. 또 훈련시간을 오후 4시30분으로 잡아놓고, 실제 훈련은 오후 5시를 넘겨 시작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와 호텔 직원들을 당황케 했다. UAE는 북한, 사우디아라비아에 내리 패해 B조 최하위로 처진 상태. 브뤼노 메추 감독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고, 수석코치였던 도미니크 바트나이가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침통할 법도 한데 바트나이 감독은 “한국 선수는 박지성밖에 모른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경기 전망과 월드컵 진출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는 “인샬라(신의 뜻대로)”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뿐만 아니라 주술사에게 동료를 저주하는 ‘흑마술’을 사주한 혐의로 구속된 파이잘 칼릴 사건으로 인한 분위기를 묻자 “선수들이 무슬림 율법에 따라 하루 5차례 기도한다”고 동문서답했다. 오히려 스태프의 관심이 컸다. 영어를 거의 못하는 바트나이 감독을 대신해 통역을 자임한 팀 닥터는 “박지성 외에 박주영과 이영표도 잘 안다”면서 “UAE에서도 유럽 무대는 동경의 대상이다. 쉽진 않겠지만 한국을 이겨 월드컵에 나가 많은 선수가 유럽에 나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