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원의일본연예통신]도쿄국제영화제21번째축제

입력 2008-10-19 04: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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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국제영화제 도쿄 국제영화제가 지난 18일 도쿄 록폰기 힐즈에서 스물한 번째의 막을 열었다. 아시아 최고의 영화 잔치 자리를 부산 국제영화제에 넘겨준 지 오래지만 경쟁 부문의 심사 위원장에 앤젤리나 졸리의 부친인 할리우드스타 존 보이트를 초빙하는 등 부자 나라답게 화려한 게스트를 동원해 초반부터 제법 따끈따끈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26일까지 300편의 작품이 일본 영화팬들을 방문했다. 올해에는 특히 오프닝 행사부터 ‘튀는’구석을 보였다. 교토의정서의 의장국으로 활동하는 등 지구 환경문제에 리더 역을 자임하는 국가임을 강조하고 싶어서였는지 테마를 ‘에콜로지’로 내거는가 하면 영화제의 상징인 레드카펫마저 그린카펫으로 바꿔 깔았다. 1만8000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해 제작했다는 200m 길이의 그린 카펫은 18일 오프닝행사에 실체를 드러내 주객전도의 화젯거리로 부상했다. 이 녹색 주단을 밟은 면면도 눈길을 모았다. 나비넥타이를 맨 아소 다로 총리가 파안대소를 머금은 채 초청작인 ‘적벽대전’의 우위썬 감독, 량차오웨이, 진청우 등과 나란히 워킹에 나선 것이다. 일본 현역 총리가 도쿄 국제영화제에서 영화인의 전용(?) 로드인 주단에 발을 디딘 것은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아소 총리는 외국에서 온 영화계 스타들의 가운데에 떡 하니 자리를 잡고 포토타임에도 응했다. 일부 일본 언론은 아소 총리가 그린 카펫을 밟을 당시 거리의 시민들로부터 함성을 자아내며 스타 못지않은 반응을 얻었다고 호의적인 보도를 내보냈다. 그러나 방송사에서는 아소 총리와 외국 영화인들의 어울림이 아주 자연스러운 장면으로 비치지 않은 듯 편집, 트리밍에 바쁜 모습이다. 량 차오웨이는 ‘적벽대전’의 홍보를 겸해 방일 당일인 18일부터 일본 방송에 분주하게 등장하고 있는데 그가 출연한 프로그램마다 빠지지 않는 이번 영화제 참석 관련 자료 영상은 함께 포착된 아소 총리 부분을 가위질해 어색해진 구도로 전파를 타고 있다. 도쿄 | 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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