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원의일본연예통신]존중되는아이돌스타의스캔들

입력 2008-10-19 04:43:14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여성들에게 절대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남성 아이들 스타의 연인으로 지목됐다면 그 여성의 블로그가 북새통을 이루는 것은 당연한 수순. 일본의 ‘동방신기’같은 존재인 아이들그룹 ‘카툰’의 멤버 아카니시 진(25)과 특별한 관계로 언론을 장식한 인기 모델 니시야마 마키(22)도 현재 그 통과 의례를 겪고 있다. 아카니시 진과 니시야마 마키는 최근 유명 스타의 사생활을 파파라치식 증거 사진과 함께 들추기로 유명한 주간지‘프라이데이’를 통해 핑크빛 열애설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지난 16일 발매된 ‘프라이데이’에 두 사람이 심야 드라이브를 즐기는 장면이 실린 것이다. 아카니시 진은 올해 패션지 ‘앙앙’의 ‘좋아하는 남성스타’순위에서 3위를, TBS의 음악 랭킹프로그램 ‘카운트다운TV’가 조사한 ‘연인으로 삼고 싶은 남자’순위에서는 1위를 기록한 절정의 인기 아이들 스타다. 니시야마 마키는 인형 같은 외모를 자랑하는 인기 모델이다. 창창한 선남선녀의 예쁜 만남이지만 연애와 결혼을 금기시 하는 아이들 세계의 왕자인 아카니시 진을 좋아하는 팬 입장에서는 질투심을 이글이글 사를 만한 언짢은 뉴스로 비쳐질 수도 있다. 예상대로 니시야마 마키는 교제설이 보도된 직후 아카니시 진 팬들로부터 빗발치는 관심의 화살을 맞기 시작했다. 그의 일기체 글이 게재되고 있는 블로그에는 방문자가 갑자기 급증해 수십개에 불과하던 댓글이 수백개로 불어났다. 한국이라면 다음 수순은 니시야마 마키가 아카니시 진 팬들의 사이버 공격이고 그 때문에 두 스타가 가슴앓이 한다는 스토리일 것이다. 그런데 실제 결과는 반대. 알알이 이어진 댓글에는 ‘당신을 믿습니다!’, ‘계속 응원하겠습니다!’라는 밝고 우렁찬 목소리만 넘쳐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신속하고 현명한 니시야마 마키의 대처가 있었다. ‘프라이데이’보도 뒤 소속사측이 “친구 사이일 뿐이다”고 상투적인 코멘트를 발표한 가운데 그는 즉각 솔직하고 귀여운 ‘블로그 화법’으로 ‘좋은 친구가 달링으로 둔갑했다’ ‘친구는 YES 애인은 NO’라고 고백을 했다. 이에 팬들은 양손을 들어 반색을 표하며 화답의 댓글을 보낸 것이다. 일본의 사이버상에도 독설과 막말의 전용 배설 공간으로 자리 잡은 ‘2채널’같은 사이트가 존재하지만 스타가 직접 글을 올리는 블로그 등의 경우 무차별적인 비난과 험담이 난무하는 예는 거의 없다. 상대적으로 점잖은 인터넷 문화의 단면이 니시야마 마키한테도 적용됐을 수 있다. 이번 교제설이 정말인 지 아닌 지, 니시야마 마키의 부정을 팬들이 진짜 믿는 지 아닌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그의 블로그를 가득 메운 그 ‘믿음’의 건강하고 고운 댓글을 보면 니시야마 마키가 아카니시 진과 실제 교제 중이라 하더라도 계속 관계를 유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사귀면 혼내 줄 것이다’는 위협 대신 ‘사귀지 않는 당신을 믿고 응원한다’는 일본 팬들의 화법은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말을 떠올리게 만든다. 도쿄 | 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