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은진정한‘리틀박세리’

입력 2008-10-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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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외모는기본…같은모자…같은걸음걸이…같은동네
양희영(19·삼성전자·미국명 에이미 양)을 보고 있으면 10년 전의 박세리(31)를 보는 듯 하다. 박세리가 썼던 같은 회사의 모자에, 팔을 힘껏 내두르며 터벅터벅 걸어가는 모습, 심지어 호주에서 미국으로 이사하면서 얻은 집까지 박세리가 살고 있는 플로리다 올랜도 근처다. 또 한명의 ‘박세리 키즈’ 양희영이 국내 골프팬들에게 첫 인사를 한다. 31일부터 인천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에서 열리는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한다. 28일 코스 점검에 나선 양희영을 만났다. 양희영이라는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불과 2년 전이다. 2006년 2월 호주에서 열린 유럽여자골프투어(LET) ANZ마스터스에서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면서부터다.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했던 양희영은 22년 만에 ANZ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해 호주 골프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특히 그 대회에는 호주 여자골프의 여왕이라 할 수 있는 캐리 웹이 출전했었기에 그녀의 우승은 더 큰 화제가 됐다. 이후 양희영은 유럽여자골프투어에 진출해 올해 하이포브레인스뱅크와 스칸디나비아TPC에서 두 차례 더 우승하면서 국내보다 호주와 유럽에서 더 유명해졌다. 외국 대회에 출전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웃지 못 할 일도 벌어졌다. 가끔씩 팬들이 찾아와 사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사실은 양희영을 보고 박세리로 착각해서 벌어진 일이다. 워낙에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인지 한번은 박세리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 박세리도 ‘정말 나랑 닮았네!’라고 말해 크게 웃었다고 한다. “제가 정말 세리 언니랑 닮았나요?” 양희영이 국내 대회에 출전하는 건 중학교 1학년 때 이후 5년 만이다. 그러니 사실상 데뷔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첫 무대라 그런지 양희영은 덤덤한 표정이다. “국내에서 경기하는 기분이 어떠냐?”는 물음에 쑥스러운 웃음으로 대신한다. 호주와 유럽투어에 출전할 때는 자신보다 어린 선수가 없어 인사하기 바빴는데 한국에 오니 더 어린 선수에게 인사를 받았다며 또 한번 웃어넘긴다. 아직 시차 적응 중이라 스윙에 무게감이 떨어지고 정밀함이 부족하지만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선 그녀의 눈빛은 벌써 결전을 대비하는 듯 보였다. “바람의 변화가 심한데다 거리가 길고 그린까지 빨라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아요. 하루에 2타 정도씩 줄인다고 생각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은 양희영에게 또 다른 기회다. LPGA투어에 진출하기 위해선 마지막 관문인 퀄리파잉스쿨 최종예선을 치러야 하는데 우승하면 직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안시현, 2005년 이지영, 2006년 홍진주가 이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미국행 직행티켓을 받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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