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양리조트휘닉스아일랜드바람많은제주서바람타고‘둥실’

입력 2008-11-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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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의 66만여m² 부지에 자리 잡은 휘닉스아일랜드에는 다양한 재미가 있다. 해양리조트를 표방한 리조트답게 요트 세일링과 바다 낚시를 즐길 수 있고, 섭지코지의 아름다운 절경을 볼 수 있으며, 명상을 통해 대자연과 하나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1박 2일 간 이곳에서 보낸 시간은 숨 가쁜 도시 생활에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와 여유를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요트 세일링…온몸으로 바닷바람을 느끼다 이틀 내내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사진을 찍기에는 영 별로지만, 제주도는 사실 이런 비가 운치를 더해준다. 리조트 앞에 위치한 신양해수욕장으로 나가 카타말란(동체가 두 개인 배)이란 요트에 몸을 실었다. 앞 바다는 조롱박 모양으로 형성 돼 가랑비에도 불구하고 잔잔하다. 전문 강사가 능숙하게 조정하는 돛이 바람을 타자 물살을 가르는 요트와 양 볼을 가볍게 때리는 바람이 쾌적한 기분을 선사한다. 마치 한강에서 요트를 타는 것처럼 안정적인 세일링은 물에 대한 공포심이 있는 사람도 편하게 탈 수 있을 듯 하다. 강사에게서 ‘루더’라고 불리는 방향키를 넘겨받았다. 밖으로 밀면 반시계 방향으로 돌고, 안으로 당기면 시계 방향으로 움직인다. 동력도 없는 조그만 요트가 바람과 방향키를 이용해서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다. 멈추고 싶으면 돛을 바람이 부는 방향과 일직선으로 위치한다. 그러면 바람이 돛을 건드리지 않고 양쪽으로 통과해 배가 멈춘다. 요령을 알자 무인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에라도 나갈 수 있을 듯한 자신감이 생긴다. 하지만 정작 먼 바다로 나가자는 말에는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배를 육지로 돌린다. 이제 한번 탄 초보자 아닌가. 참, 요트 세일링은 추울 거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요즘이 적기란다. ○명상갤러리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다 섭지코지에 한번이라도 온 사람이라면 천혜의 환경을 기억에서 지우질 못한다. 특히 신양해수욕장의 겹겹이 층진 바다색은 압권이다. 검푸른 빛과 에메랄드 색상이 만들어내는 느낌은 몰디브 부럽지 않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이 같은 색깔의 비밀을 알았다. 흰모래가 바다에 깔려 햇빛을 받으면 에메랄드 빛을 내는데, 검푸르게 보이는 곳은 파래가 덮여 있어서란다. 이 곳은 단지 걷는 것만으로도 여유가 생긴다. 잔디광장 중앙에 붉은 흙이 커다랗게 드러나 눈길을 모으는 용굼부리, 바닷물이 들어와 수심이 바뀌는 작은 못, 억새 등 곳곳에 위치한 자연의 선물이 고맙게 느껴진다. 여기에 사람이 조화를 이뤄낸, 놓치지 말아야 할 선물이 하나 더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명상 갤러리 ‘지니어스로사이’다. 빛의 각도에 따라 명암이 달라지는 이 곳은 자신의 삶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바다와 계곡을 동시에 느끼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일생의 의미를 되짚고, 자연과 정교한 틀 속에 들어간 또 다른 자연을 보고 있노라면 물아일체 된다. 액자 역할을 하는 지니어스로사이의 뚫린 벽을 통해 성산일출봉 보는 것은 절대 놓치지 말기를. 제주 | 글·사진=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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