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은이상우의행복한아침편지]친구들과1박2일‘행복여행’

입력 2008-11-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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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벗이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저는 지금 50대인데,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이 모두 다섯 명입니다. 얼마 전 이 친구들과 함께 ‘경북 봉화’ 청량산으로 가을 여행을 떠났습니다. 얼마나 즐겁고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우리 다섯 명중에 그나마 인터넷을 능숙하게 다루는 제가 인터넷으로 행선지를 뽑고, 우리 아들한테 물어봐서 펜션 예약도 인터넷으로 했습니다. 아! 그리고 또 다른 친구가 운전을 맡았고, 나머지 친구들은 과일이며 과자며 간식거리를 잔뜩 준비해서 경북 봉화로 떠났습니다. 차안에서 과일도 먹고, 김밥도 먹고, 그리고 음료수도 마시며 신나게 떠들었더니 어느새 저희 숙소 앞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늦게 출발했는지 도착하니 벌써 저녁시간이 되었습니다. 펜션 주인 아주머니는 저희 또래와 비슷한 연령대의 아주머니였습니다. 우리가 친구들과 함께 온 걸 보더니 자기도 그러고 싶다고 부러워하며 큰방을 내주셨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가져온 짐을 풀며 한껏 들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습니다. 보니까 대학생 남자애들 두 명이었습니다. 그 애들은 “안녕하세요∼ 저희는 옆방에 놀러온 학생들인데요, 저희가 풍물패 동아리라서 마당에서 저희들끼리 사물놀이를 좀 하려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시끄러울 수도 있어서, 양해말씀 드리려고 왔습니다” 하면서 깍듯하게 인사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어머 괜찮아요∼ 그냥 재밌게 놀아요∼” 하면서 보내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우리 중에 ‘애란’이라는 친구가 “학생들∼ 혹시 우리도 끼워주면 안될까? 우리도 놀러왔는데, 같이 꽹과리 치고 놀면 어때?” 하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학생들이 잠시 생각하더니 “네, 좋아요. 같이 나오세요” 하면서 흔쾌히 자기들 노는데 저희들을 끼워줬습니다. 장구도 치고, 징도 치고, 상고도 돌려보고, 학생들이 게임을 하는데 저희도 같이 껴서 재밌게 놀았답니다. 그리고 저녁 늦게 쯤, 주인아주머니가 앞마당에 나무를 쌓고 불을 지피시더니, 밖에서 삼겹살을 구워주셨습니다. 그거 먹으면서 살짝 맥주도 마시고, 그리고 불 안에 고구마도 던져서 구워먹고, 도착한 첫날부터 아주 흥겹게 보냈습니다. 이튿날은 울긋불긋 단풍길을 걸으며 청량산에 올랐고, 청량산의 명물 ‘하늘다리’도 건너봤답니다. 하늘 다리는 두 산봉우리를 연결해 만든 다리인데, 국내에서 가장 길고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다리라고 합니다. 걸어가면 출렁출렁하는 게 정말 무서웠습니다. 어느새 1박 2일 짧은 일정을 모두 마치고, 저희는 아쉬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너무 즐겁고 또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애들 한창 키울 땐, 서로 성적비교하며 상처도 받고, 누구네 남편이 잘 나가네 못 나가네 그런 걸로 질투도 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까 그런 마음도 모두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우리들 서로 자주 만나고, 더 좋은 추억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우리나라 못 가본 곳이 많으니, 다음에 또 좋은데 가자고 약속하며 각자 헤어졌답니다. 내년엔 또 어떤 멋진 곳을 여행하게 될지… 그 때도 다녀오면 꼭 여행후기 남기겠습니다. 인천 서구 | 윤동례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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