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이승호카드’OK”

입력 2008-11-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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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이진영의 보상선수로 SK 김성근 감독은 22일 좌완투수 이승호(32·사진)를 LG에서 데려왔다. 재미있는 대목은 LG는 이를 예견하고 있었고, SK는 이를 알고도 이승호를 점찍은 사실이다. LG 관계자는 23일 “(선수 실력차가) 거기서 거기여서 보호선수 18명을 추려내기 힘들었다. 정찬헌 이범준 이형종 등 신인급 투수는 줄 수 없었다. 우리끼리 검토했을 때 ‘SK가 이승호를 찍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대로 됐다”라고 언급했다. 오히려 LG는 내야 자원 유출을 내심 염려했지만 좌투수를 유독 선호하는 김 감독의 성향대로 이승호가 뽑혔다고 안도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LG가 내민 ‘이승호 미끼’를 덥석 문 데엔 SK 나름의 사정과 속셈이 작용했다. 첫째로 이승호는 LG 감독 시절(2002년) 김 감독의 ‘작품’이란 중평이다. 이듬해 이승호는 11승(11패)을 거뒀고, 191.2이닝을 던져 157탈삼진(전체 1위)을 기록했다. 그때의 장점과 가능성을 잊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가득염은 노장이고, 정우람은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좌완불펜 수혈 차원에서 이승호는 요긴한 카드다. 이승호는 23일 바로 일본 고지캠프로 이동, 24일부터 김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투구를 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보고나서 선발, 불펜 중 보직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부활한 동명이인 좌완 이승호(27)와 둘 중 한명은 선발 전환이 유력하다. 이승호는 어깨 수술과 재활 여파로 2005년 이후 변변한 성적이 없었고, 직구 스피드와 포크볼의 각이 무뎌졌다는 평이다. 또 배짱이 약해 기복이 심하단 지적도 있다. LG가 전략적으로 유도한 이승호 카드를 김 감독은 냉큼 집었다. 서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겠지만 어디가 바보였는지는 2009시즌이 말해줄 듯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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