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당출연료최고2억원,이대론큰일”드라마PD한목소리

입력 2008-11-24 06: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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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 2억 원(태왕사신기), 박신양 1억5,500만 원(쩐의 전쟁), 권상우 7,000만 원(못된 사랑).’ 24일 지상파3사 드라마 PD들이 결성한 ‘드라마PD협회’의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된 드라마의 대표적인 ‘원 톱’(ONE TOP) 스타 3인의 회당 출연료다. 최근 3~4년 사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스타 출연료에 대해 위기의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거품 빼기에 나섰다. ‘드라마PD협회’에서 이날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도 스타 출연료가 드라마 회당 제작비 중 70%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해진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드라마PD협회’는 낮 12시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드라마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스타 몸값을 낮추고 외주제작사의 물타기식 제작관행, 방송사의 무책임한 편성을 뿌리 뽑자”고 공개 요구했다. ‘드라마 PD협회’ 회장인 MBC 드라마국 이은규 책임프로듀서(CP)는 “최근 3년 간 드라마 제작비는 평균 2배가 증가했고 주인공 출연료는 최고 회당 제작비의 70%에 달한다”며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광고단가가 동결된 상태에서 드라마의 유일한 수익은 해외 판매금인데 이마저 스타 출연료로 탕진하고 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어 이은규 CP는 “최근 3년간 지상파 3사에서 방송한 미니시리즈 84편 중 미미하나마 수입을 올린 작품은 20여 편에 불과하다”며 “나머지는 방송사에게 편당 30~40억에 달하는 적자를 안겨줘 제작 환경은 참담한 수준으로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실례로 올해 초 KBS 2TV가 방송한 ‘못된 사랑’의 사례가 공개됐다. ‘못된 사랑’의 경우 주인공 권상우의 출연료가 회당 7000만원에 달했지만 시청률은 6~7%에 머물렀다. 자연히 광고 수입이 줄어 방송사는 적자를 면할 수 없었다. 3월 방송한 MBC 수목극 ‘누구세요’ 역시 고액의 주연배우 출연료와 저조한 시청률, 광고 급감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악재 탓에 방송사는 약 30억 원 손해를 입었다.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MBC 이창섭 CP, KBS 이강현 CP, SBS 김영섭 CP는 지상파 3사 드라마국을 대표해 “드라마 제작비와 출연료를 2005년 기준으로 되돌리자”고 주장했다. 2005년을 기준으로 택한 이유는 한류 붐이 절정에 달한 시기이기 때문. “소위 상업적인 한류 드라마가 등장하기 이전,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 장르 드라마가 남아있던 때”라는 것이 드라마 PD협회의 설명이다. 당초 알려진 ‘1,500만 원 출연료 상한선’ 논의 역시 2005년을 기준으로 삼고 당시 최고 출연료를 받았던 전도연(SBS ‘프라하의 연인’)의 액수에 맞춘 것이다. 이강현 CP는 “현재의 제작관행이 계속된다면 1년 뒤에는 제작비가 높은 미니시리즈가 대폭 폐지되고 연속극만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KBS는 최근 수목극과 월화극 중 한 편을 축소하는 방안이 신중하게 검토됐다”며 “미니시리즈 축소가 가시화되면 지상파 3사 중 KBS가 먼저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드라마PD협회’는 이번 논의를 확장시켜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 드라마제작사협회, 한국방송협회, 연예매니지먼트협회와 함께 12월 1일 오후 3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TV드라마 위기와 출연료 정상화’를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연다. 이 자리를 통해 드라마 제작주체들은 드라마 제작 환경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점을 도출할 계획이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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