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기고또벗겨라돈이오리니…영화도방송도가요도파격노출붐

입력 2008-11-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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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 속 애정신을 일컫는 베드신은 지난 해까지만 해도 한정된 작품에서 선보이던 장면. 하지만 지금은 대중의 관심을 끌고 화제를 모으기 위해 거의 모든 분야에 등장하고 있다. 현재 개봉 1주 만에 관객 100만명을 넘은 영화 ‘미인도’의 흥행 호조에는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10여분에 걸친 파격적인 베드신의 입소문이 영향을 미쳤다. ‘미인도’ 제작관계자 역시 “흥행에 노출과 베드신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효과를 인정했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손예진 주연의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도 역시 파격적인 노출과 베드신이 소문을 탔고, 흥행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 작품만이 아니다. 개봉을 앞둔 영화 ‘쌍화점’ ‘박쥐’ ‘펜트하우스 코끼리’도 모두 강도 높은 노출이나 베드신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고 있다. ‘쌍화점’의 경우에는 제작비의 절반에 가까운 30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영화 관계자는 “흥행에 성공한 ‘타짜’의 경우 완성도와 배우 연기도 뛰어났지만 업계에선 영화 속 김혜수 노출신이 최소 100만명의 관객 동원 효과를 거두었다고 말한다”며 “요즘 개봉 전 베드신이나 노출로 화제를 모으면 스크린 확보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매체 특성상 베드신이나 노출에 대해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TV도 이런 붐에서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인 드라마가 송혜교 현빈이 주연을 맡은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극본 노희경·연출 표민수). 이 드라마는 평균 2회에 한 번씩 베드신이 등장할 정도다. 미혼 남녀의 베드신이 서슴없이 나오고 엄기준, 서효림 커플과 배종옥의 베드신도 잇따라 등장한다. 그런가 하면 MBC 주말극 ‘내 인생의 황금기’(극본 이정선·연출 정세호)에서는 부부로 나오는 문소리, 이종원이 각각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벌이는 불륜의 베드신이 등장했다. 비록 미미한 단계이지만 가요계도 최근 ‘베드신 붐’에 가세했다. 신인그룹 미스에스의 데뷔곡 ‘바람피지마’ 뮤직비디오 주인공으로 출연한 남규리는 영상에서 속옷 차림으로 남자친구를 껴안는 베드신을 소화했다. 영화평론가 심영섭 씨는 “불황일수록 감각적인 소재를 찾기 마련이고 과거에도 한국영화가 어려울 때 관능, 에로의 코드를 택한 영화는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어 “물량공세의 블록버스터 제작이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자극적이고 신선한 소재를 찾다보니 자연스레 노출이나 베드신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물론 노출 일변도로 흐르는 대중문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요즘 드라마의 베드신 남발에 대해 “시대를 막론하고 노출 코드는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강력한 요소이지만, 인과 관계가 불문명한 노출은 오히려 시청자, 관객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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