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 : 봤지? 엄청나게 먹어대고 있어.
저러니 고도 비만으로 당뇨병에 고혈압에 온갖 성인병을 다 달고
다니지.
닉 : 정말 엄청나네요. 저 정도면 저나 반장님은 세 끼로 나눠 먹어야 할
텐데요. 새라는 두 끼 정도…?
새라 : 뭐야? 난 지금 보기만 해도 질리는데.
저 정도면 난 이틀은 먹어야 한다고.
닉 : 저걸로 이틀을? 그 건장한 체구가 버틸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에는 아닌 것 같은데.
반장 : 좀 그만들 싸우게. 잠복근무 하는데 그렇게 싸우면 다 들키겠네!
아무튼 저 사람 말이야, 젊었을 때에는 몸짱이라고 할 만큼 아주
체격이 멋있었던데…
새라 : 나이가 들면서 과식하는 버릇이 생겼더라고요.
보통은 그렇지 않나요?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식욕을 자제 못 하는 것 같더라고요.
닉 : 그건 그렇지.
그런데 나이가 들면 왜 못 참을까? 머리가 어떻게 되는 건가?
반장 : 음… 닉 말이 맞네. 최근에 호주 모나시대 연구팀에서 나이가 들면
과식하는 이유에 대해서 뇌 세포의 변화에 근거를 두고 연구를 해
보니까 말이야, 나이가 들면 활성산소의 공격을 받아서 식욕억제
세포가 퇴화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네.
새라 : 활성산소면… 노화의 주범이잖아요.
반장 : 그렇지. 몸 안에 있는 활성산소는 세포를 공격해서 노화를 촉진하
는데 식욕억제세포도 예외는 아니지. 사람은 소화기가 비면 그렐
린이란 호르몬이 분비돼서 허기를 느끼게 한다네.
그리고 충분히 먹은 다음에는 뇌 속에 있는 POMC라는 신경세포
가 작동해서 식 욕을 중단시키는데 나이가 들어서 활성세포의 공
격을 받으면 이 POMC가 줄어든다는 거야.
특히 탄수화물이나 당분이 많이 든 음식 을 먹으면 그 손상 정도가
더욱 심해지지.
닉 : 결국 나이가 들면 자기가 의식적으로 먹는 것을 멈춰야겠군요.
반장 : 우리도 다들 25살은 넘었으니 남 얘기는 아니라고.
그나저나 할 일은 다 끝났는데, 우리도 뭐 좀 먹으러 가야 하지 않
겠나? 요 앞에 해물 뷔페가 괜찮던데 어때?
새라 : 전 별로 안 먹을 건데… 돈만 아깝잖아요.
닉 : 뭐, 제가 새라 몫까지 본전 뽑아드리죠.
반장님, 가자고요!
수사결과
피해자는 나이가 들면서 활성산소의 공격으로 뇌 속 식욕을 억제하는 POMC 세포가 퇴화하여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됨.
(추신) 새라가 과식으로 인한 복통으로 결근함.
Who? 잡학수사대
[반장] 믿거나 말거나 모든 분야의 지식에 정통한 잡학수사대의 리더. 혼자 수사해도 되는데 도움 하나 안 되는 부하를 둘이나 거느리고 있다.
[새라] 성격 괄괄한 잡학수사대 여성수사관. 앙숙인 닉이 사고를 쳐서 반장에게 야단맞는 걸 즐긴다. 실패한 다이어트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다.
[닉] 무개념 사고뭉치인 잡학수사대 남성수사관. 헌칠한 미남형이지만 정력이 약해 괴롭다. 몸에 좋다면 심지어 증거물을 먹어치우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