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프로야구10대인물‘홈런’김경문…‘삼진’정수근

입력 2008-12-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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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한국야구의 2008년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다. 아시아 국가로는 사상 최초로 올림픽을 제패했고, 프로야구에서는 13년만에 다시 500만 관중시대를 활짝 열어 대내외적으로 눈부신 성과를 거둔 한해였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듯이 크고 작은 악재도 잇따랐다. 프로야구 행정의 최고 기관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안팎의 성과를 내실 있는 발전으로 승화시키기는 커녕 내홍을 자초했고, 구단들도 이기주의에 빠져 불협화음을 야기했다. 이렇듯 희비가 교차한 2008년 한국야구의 발자취를 그 중심에 섰던 인물들을 통해 들여다본다. 1. 김경문 ‘베이징 9전승 우승신화’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을 이끈 김경문(두산) 감독은 ‘잘 해야 동메달’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특유의 뚝심과 ‘신들린 듯한 용병술’로 전승 금메달 신화를 만들었다. 김경문 감독은 본선리그 7경기를 포함해 일본과의 준결승, 쿠바와의 결승까지 9전 전승의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한국대표팀을 올림픽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한국야구 역사상 가장 값진 열매였고, 김 감독은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빠짐없이 단상에 오르며 ‘금메달의 후광’을 만끽했다. 시즌 종료 후 두산과도 3년 14억원에 재계약해 8년 장기집권의 터전을 닦았다. 2. 김광현·김현수 ‘88둥이 전성시대’ 2008년 한국프로야구에서 투·타를 평정한 인물들은 1988년생 동갑내기 김광현(SK·왼쪽)과 김현수(두산·오른쪽)였다. 다승(16승)과 탈삼진(150개), 2개 부문 타이틀을 거머쥔 김광현은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까지 획득, ‘김광현 천하’를 만들어냈다. ‘신고선수 출신’으로 스타 반열에 오른 김현수는 타격(0.357), 최다안타(168개), 출루율(0.454) 등 공격 부문 3관왕을 차지했다. 두 사람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정의 맞대결을 펼쳤고, 승자는 2년연속 우승을 차지한 SK의 김광현이었다. 3. 로이스터 ‘구도의 꿈’ 이루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8년만에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며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구도 부산 팬들의 꿈을 실현시켰다. 시즌 초반부터 롯데의 돌풍을 주도, 부산 야구붐의 화끈한 부활을 이끈 로이스터 감독은 결국 페넌트레이스 3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가을잔치 무대에도 섰다. 비록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3연패로 물러났지만 롯데의 홈 관중수는 137만9735명에 달했고, 이는 13년만의 ‘500만 관중시대’를 재현한 원동력이었다. 4.김성근 ‘2년연속 천하통일’ 위업 SK 와이번스와 김성근 감독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성을 인정받게 됐다. 취임 후 2년 연속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 달성으로 김성근 감독은 당당히 명장의 반열에 들어섰고, SK 와이번스는 인천야구의 적자이자 한국프로야구의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근성과 오기, 철두철미한 분석으로 정평이 난 김성근 감독은 결국 3년간 20억원이라는 역대 사령탑 최고 대우로 SK와 재계약해 2011년까지 지휘봉을 쥐게 됐다. 60대에 이룬 대기만성형의 성공이라 시사하는 바가 크다. 5. 신상우‘정치인 총재’ 한계 재입증 KBO 신상우 총재는 12월 16일 8개 구단 사장단 조찬모임에서 공식적으로 사퇴를 표명했다. 이로써 2006년 1월 박용오 전 총재의 후임으로 취임한 신 총재의 치세는 2009년 1월 5일까지 3년만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그러나 신 총재의 불명예 퇴진이 ‘정치인 낙하산 총재’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아직도 시계제로다. 신 총재의 재임 중 공과는 현대 유니콘스의 해체와 히어로즈의 창단으로 상징되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커미셔너의 역할과 처신은 무엇인가’를 심사숙고하는 계기였지만 그 대가는 너무 컸다는 중론이다. 6. 장원삼 ‘트레이드 거부’ 희생양 시즌 초반부터 히어로즈의 재정 건전성은 의혹을 사왔다. 올 6월 KBO 가입 분납금 1차분 24억원을 히어로즈가 연체하자 우려는 현실화하는 듯했다. 물론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는 시즌 종료 직후부터 전면에 나서 ‘정상적인’ 구단 운영을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11월 터진 히어로즈와 삼성 간의 ‘장원삼 현금 트레이드 파문’은 여전히 묘한 여운을 남긴다. 사상 유례 없는 KBO의 승인 거부로 트레이드는 무산됐지만 장원삼은 졸지에 전국구 지명도를 얻게 됐다. 히어로즈는 여전히 ‘5년간 구단 매각과 트레이드시 사전 승인’이라는 KBO와의 약속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7. 김인식 WBC 지휘봉 ‘난세 영웅’ 난세는 영웅을 필요로 한다. 김인식(한화) 감독이 어쩌면 난세의 영웅일지도 모른다. 시즌 종료 후 국내 프로야구는내년 3월 열리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사령탑 추대를 놓고 한바탕 홍역을 앓았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감독도, 한국시리즈 2연패 감독도 모조리 어느새 ‘독배’로전락한 야구대표팀 감독직을 사양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치앞도 내다보기 힘든 사태 전개 속에 전격적으로 추대된 김인식감독은 달랐다. 현역 감독의 대표팀 코치 합류마저 무산됐지만 김인식 감독은 “국가가 있어야 야구도 할 수 있다”는 명언을 남기고 소임을 떠안았다. 2006년 ‘국민감독’의 재등장이다. 8. 이승엽·추신수 ‘희비 갈린 해외파’ 이승엽(요미우리·왼쪽)은 올해 베이징올림픽에서 터뜨린 결정적인 홈런 2방을 제외하곤 내내 고개를 떨궈야 했다. 이병규(주니치)도 여전히 고만고만한 성적을 냈다. 대신 임창용은 야쿠르트의 새 수호신으로 각광 받았다. 최근 수년간 ‘일본파’들의 활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은 힘을 냈다. 추신수(클리블랜드·오른쪽)는 부상에서 돌아온 6월 이후 눈부신 활약으로 내년 시즌 외야 주전을일찌감치 예약했고, 맏형 박찬호는 올 한해 친정 LA 다저스에서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편 끝에 올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에 성공했다. 9. 송진우·전준호·양준혁 ‘노장 투혼’ 송진우(한화)는 6월 6일 대전 히어로즈전에서 ‘개인 통산 2000탈삼진’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최고령 승리(42세 7개월 7일) 기록도 다시 썼고, 개인통산 3000이닝 투구까지 4.1이 닝만을 남겨놓았다. 히어로즈 외야수 전준호는 이튿날인 6월7일 대전 한화전에서 프로 첫 ‘2000경기 출장’이란 금자탑을 세운 뒤 양준혁(삼성)에 이어 2번째로 ‘2000안타 고지’에 오르기도 했다. ‘최다안타’, ‘최다 2루타’, ‘최다 득점’, ‘최다 루타’등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새 기록을 쓰고 있는 양준혁도 ‘16년연속 세자릿수 안타’라는 또 다른 열매를 맺었다. 10. 정수근 ‘심야 음주 폭행’ 퇴출 시즌이 한창이던 7월 16일 정수근(롯데)은 심야음주폭행 사건을 일으켰다. 만취한 상태에서 팀 회식에 뒤늦게 합류, 후배 선수를 병으로 때려 물의를 일으킨 뒤 다시 자신의 집 앞에서 무고한 시민과 경찰관을 폭행해 결국 법정에서고 ‘무기한 실격 선수’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사실상 야구판에서의 퇴출이었다. 일부 롯데 선수들 사이에서 그의 현장복귀를 바라는 목소리가 있지만 내년 시즌 복귀도 장담하기어려운 현실이다. 시즌 종료 후 터진 일부 선수의 인터넷 도박 연루 혐의에 대한 검찰조사 역시 프로야구선수들의 공인의식을 되돌아보게 만든 사건이었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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