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심초사…대표팀발표연기“유럽진출탓에…”

입력 2008-12-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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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거들의 해외진출 러시에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사진)이 고민에 빠졌다. 허 감독은 내년 1월 10일 예정된 제주도 대표팀 소집훈련을 앞두고 23일 오전 K리그 선수만으로 구성된 23명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26일로 연기했다. K리그 구단들의 파격적인 양보 속에 규정에 없는 전훈을 보장받은 허 감독이 ‘대사’를 앞두고 명단 발표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대표팀 내 주축 선수들이 최근 유럽 진출을 노크하면서 소속 팀이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J리그는 OK, 유럽은 난감 해외파들은 A매치 기간이 아니어서 이번 훈련에 불러들일 수 없지만 일단 J리거들 소집은 큰 문제가 없는 상황. 일본대표팀은 2월 9일 호주와의 최종예선을 앞두고 J리그 구단들의 양해 속에 1월 중순부터 전훈을 가질 예정이다. 허 감독은 J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선수들의 에이전트를 통해 일본 선수와 마찬가지로 한국 선수들 역시 대표팀 소집에 응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문제는 유럽진출을 추진 중인 선수들. 최근 염기훈(울산)은 프리미어리그 웨스트브롬위치에서 입단테스트를 받고 돌아왔고, 조원희(수원)는 러시아, 이근호(울산) 역시 유럽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이들이 모두 대표팀의 주축 선수라는 점이 부담. 허 감독은 “이번 훈련에서는 국내파 선수들 위주로 이란전에 대비할 목적이었다. 그러나 해외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명단을 결정할 수가 없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1년 전과 똑같다? 허 감독은 1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까 노심초사다. 허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첫 공식 경기였던 올 초 칠레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선수들을 소집하면서 잉글랜드 진출을 추진 중인 조재진과 최성국(성남), 당시 소속팀을 정하지 못했던 오범석(제니트)과 김정우(성남)를 뺀 채 불완전한 모습으로 출항했고, 이는 대표팀이 출범한 후 초반에 고전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었다. 허 감독은 해외진출을 노리는 선수 및 에이전트들과 긴밀한 연락을 취하며 진척 상황을 수시로 확인한 뒤 그 때까지도 팀이 결정되지 않으면 일단 26일 명단에는 이들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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