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사이언스]메달많은수상종목장기성장플랜필요

입력 2009-02-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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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이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를 간절히 바라긴 했지만, 가까이 지켜보던 태릉의 체육인들조차 반신반의한 것은 사실이다. 박세리가 미국여자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이토록 많은 학생 골프선수들은 없었다. ‘박세리 키즈’처럼 우리 사회에는 박태환 키즈로 곧 넘쳐날 것이다. 이처럼 자명한 결과를 두고도 기초종목에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가 너무 패배주의에 빠진 것은 아닌가하고 생각된다. 사실 수영종목은 베이징에 이어 런던에서도 금메달을 기대할 미래가 생겼으며, 박태환 주변에서는 ‘나도 하면 되겠구나’ 하는 자신을 갖게 됐다. 이런 분위기는 한 명의 스타가 종목을 이끌어가는 원동력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비슷한 예는 육상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2m 바를 넘지 못하던 많은 선수들이 한 선수가 그 기록을 깨는 순간 목표와 도전심이 생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경쟁심이 육상 발전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을 남의 잔치로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설령 대구대회에서는 금을 캐지 못하더라도 런던에서, 아니면 그 다음 올림픽에서라도 우리 후손들이 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놓아야 하지 않을까. 이를 위한 방안은 기어이 이루겠다는 의지와 그렇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바탕으로 의식전환이 이뤄져야하며,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이 가세될 때 성공적으로 드라마를 완성시킬 수 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육상드림팀을 구성해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체육인재육성재단(이사장 임번장)의 지원 아래 2011년 대구육상선수권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결선에 최소한 8명 이상이 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육상, 수영 등 기초종목 활성화는 그래도 그 중요성 때문에 지원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종목 가운데 조정(14개 금메달), 카누(16개), 요트(11개) 등 수상종목은 많은 메달이 걸린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력이 낮고 구미국가에 비해 체력적으로 열세이기 때문에 메달 획득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지원이 부족하거나 관리가 소홀했다. 수상 종목은 많은 메달이 걸려 있기 때문에 중국은 10년 전부터 1년에 약 10-11개월 동안 독일로 전지훈련(조정 선수 등)을 보내는 등 중점적으로 관리, 기어코 금메달을 따냈다. 경기력이 낮아 지원 대상에서 소외되고, 지원이 적어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지속된다면 이 종목의 발전은 기약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국의 사례 이외에도 투자를 통해 경기종목을 발전시킨 사례는 스포츠 분야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스포츠 G7을 지향하는 우리가 진정 스포츠강국으로 서기 위해서는 이런 종목에 대한 투자도 절실하다. 한정적 재원 문제로 투자가 분산된다고 우려되면, 연차적으로 1-2개 종목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중점/전략 종목 수준으로 경기력을 향상시켜 나가는 것이 엘리트체육 발전 방향에도 부합된다. 최규정 KISS 수석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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