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강민호‘1천만원짜리고민’

입력 2009-02-03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억 5천만원 연봉 요구에 구단 1억 4천만원 ‘마지노선’ 오늘 극적인 계약 기대…“머리속 복잡해 훈련도 안돼” “머리 속이 복잡해서 훈련도 제대로 안 되네요.” 롯데 안방마님 강민호(24)의 한숨이 깊어만 간다. 끝이 보이지 않는 연봉 협상 때문이다. 사이판 전지훈련 도중에도 수차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그러나 진통이 끊이질 않는다. 강민호는 팀 선배 김주찬과 함께 2009 시즌 미계약 선수로 남아있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계약을 마쳤다. 연봉 계약 마감일인 1월31일이 지났으니, 강민호는 야구규약 상 1일부터 보류수당을 받아야 한다. 일당은 지난해 연봉 30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의 25%. 지난해 1억원을 받았으니 하루 8만3000원 꼴이 된다. 롯데는 “보류수당을 계산해 지급하느니 하루 빨리 계약을 성사 시키겠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도장을 찍는 게 쉽지 않다. 강민호는 “내게도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마지노선이 있다. 그 금액이면 기분 좋게 사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강민호가 말하는 ‘마지노선’은 1억5000만원이다. 동기생인 투수 장원준만큼은 받고 싶다는 뜻이다.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 장원준은 지난해 12승(방어율 3.53)을 올렸다. 그래서 4000만원 오른 1억5000만원을 받게 됐다. 강민호의 성적은 타율 0.292에 홈런 19개, 82타점. 안방마님에 중심타선까지 겸했으니 높은 평가를 받기에 손색이 없다. 문제는 구단의 생각이 다르다는 점이다. 맨 처음 제시했던 3200만원 인상에서 4000만원 인상으로 물러났을 뿐이다. 이번 스토브리그에 선수들과 잦은 마찰을 빚었던 롯데는 “성적이 안 좋을 때도 꾸준히 연봉을 올려줬다. 그런데 올 한해 반짝 했다고 갑자기 큰 금액을 올려줄 수는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강민호는 4일 협상에 마지막 기대를 걸었다. 극적으로 계약이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다. 14일이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전지훈련 참가를 위해 귀국해야 한다. 그 전에 단 며칠이라도 마음 편히 훈련에 전념하고 싶다는 뜻에서다. 그는 “최근 며칠 간 속이 복잡해서 고생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님이 합류하셨으니 마음을 잡고 열심히 훈련하려 한다. 하루 빨리 도장을 찍고 홀가분해지고 싶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