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작전’히로인김민정…조연에서주연,작전바꿨죠

입력 2009-02-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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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1990년에 데뷔했다. 올해로 데뷔 20년차. 1990년이면 김승우가 ‘장군의 아들’로 데뷔했고 강수지가 ‘보라빛 향기’를 부르며 가요계에 첫 선을 보였던 해다. 이 때 이 여배우도 연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스물일곱. 김민정의 이야기다. 지난해 김민정은 드라마 ‘뉴하트’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2005년 ‘패션70’, 2006년 영화 ‘음란서생’에 이은 성공가도였다. 당연히 다양한 작품에서 캐스팅이 쏟아졌다. 하지만 김민정이 택한 영화는 ‘작전’이었다. ○ 역에 끌려 마음 비우고 택한 조연...시사회서 보니 ‘주인공’ 돌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김민정이 왜 유서현 역할을 선택했을까 궁금했었다. 그녀가 TV와 스크린에서 거두고 있는 성공에 비해 뜻밖의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박용하와 박희순이 연기한 남자 주인공들이 영화의 중심이고 전체 내용을 이끄는 역할이라면 김민정이 맡은 유서현은 그들을 받쳐주는 두 번째 조연 정도. 주식시장을 둘러싼 암투를 그린 이 영화에서 유일한 홍일점이며 미모와 능력을 인정받는 비밀은행 운영자라는 매력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한창 잘나가는 여배우가 선택하기에는 좀, 아니 한참 작게 느껴졌다. 하지만 김민정은 주저 없이 선택했다. 촬영을 마친 영화는 편집을 거치며 많은 부분이 잘려나갔다. 그 와중에 김민정의 연기만 온전히 살아남았다. 결과적으로 시나리오에서 몇 번째 조연이었던 역할이 주인공으로 변해 있었다. 현재 드라마 ‘외인구단’에서 여주인공 엄지 역으로 촬영에 참여하고 있는 김민정은 인터뷰를 앞두고 다시 ‘작전’의 유서현으로 변신하기위해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이고 약속장소에 왔다. 세련된 헤어스타일에 화려한 의상까지. 그녀는 영화 속 캐릭터로 돌아가 카메라 앞에서 섰고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김민정은 최근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를 먼저 털어놨다. “‘배역의 크기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어요. 앞으로는 주인공으로 제의를 받은 영화라도 시나리오에서 조연이 더 마음에 들면 그 역을 꼭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죠” -데뷔 20년이라는 시간이 허투로 보내지는 않았나보다. 그런 득도를 하다니! “득도? 맞아요. 득도라도 한 기분이었어요. ‘작전’은 내용도 스릴 있고 배역도 매력적이라서 분량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음란서생’을 함께 한 제작사에서 만드는 점도 믿음이 컸죠. 그리고 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보는데 깜짝 놀랐어요. 전체의 절반 정도인 25회차를 촬영했는데 거의 모든 신에 등장하는 거예요.(웃음)” ○ “레드 카펫 파격 패션? 솔직히 신경 좀 써요.” ‘작전’에서 김민정은 정치인의 검은 돈을 굴려주는 비밀은행을 통해 엄청난 부와 권력을 갖고 있는 매혹적인 여성이다. 화려한 외모로 남성을 압도 하는 섹시한 캐릭터다. 특히 각종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선보여온 파격적인 패션은 귀여운 아역배우였던 김민정의 새로운 매력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김민정은 이런 점에 대해 “솔직히 신경을 좀 쓴다”고 했다. “그런 드레스를 시상식 레드카펫이 아니면 어디서 입어 볼 수 있겠어요. 여배우로써 다양한 변신을 팬들께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아직까지 반응이 좋은 편이라서 다행입니다.” ○ “나도 안성기 선배처럼 데뷔 50주년을 현장서 맞고 싶다” 2006년 대종상시상식에서 안성기는 데뷔 50주년을 맞아 특별상을 수상하며 선후배 연기자들의 축하를 받았다. 일곱 살 때 ‘베스트극장’에 출연하며 첫 발을 내디딘 연기. 김민정도 20주년을 넘어, 30주년, 40주년, 50주년까지 충분히 달려갈 수 있는 나이다. “정말 할 수 있을까요? 꼭 하고 싶어요. 30년 후에는 저도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겠죠? 그리고 좀 더 성숙된 연기도 할 수 있겠죠? 최명길 선배님처럼 결혼도 하고 아이를 키우시며 연기하는 분들을 보면 너무 멋있고 존경스러워요. 그리고 인생경험에서 나오는 그 깊이 있는 연기를 저도 꼭 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연기와 함께 한 20년을 되돌아보면 어떨까? 김민정은 스스로에게 “잘 버텼다”고 말했다. “아역출신들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잖아요. 직접 해보니까 왜 어려운지 더 크게 느껴져요. 하지만 자신 있어요. 전 한꺼번에 계단을 껑충 뛰어오른 것도 아니고 차근차근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물론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죠.”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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