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윤의스포츠비즈]이젠감동마케팅이다

입력 2009-02-08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경기침체 때 팬들은 스포츠 관람으로 위안을 삼는다는 생각을 버려야 할 것.” “프로구단에 대한 자치단체의 지원 여력 감소.” “스폰서 기업 및 투자자 이탈, 샐러리캡 논의될 것으로 전망.” 2009년 미국 스포츠산업에 대한 스포츠비즈니스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풀어 쓰자면 불황일수록 스트레스를 풀러 팬들이 경기장을 자주 찾았는데 이번에는 팬들도 호주머니 사정으로 경기장에 오기 어려울 것, 자치단체도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에 그동안 프로구단에 베풀었던 호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제 코가 석자인 스폰서나 광고주도 스포츠에 눈 돌릴 여유가 없을 것, 한마디로 미국경제가 스포츠를 압박할 것이며 선수몸값 거품도 걷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야말로 비관 그 자체다. 2009년 국내 프로리그는 어떨까. 요즘 연일 신문지면을 장식하는 경기침체 관련 기사를 보면 국내 프로리그도 한파를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특히 국내 구단들은 방송중계권수입이나 입장수입에 비해 스폰서십, 광고수입 의존도가 높아 기업이 힘들어지면 주수입원이 줄어들 게 자명하다. 미국 프로리그는 막대한 중계권수입이라도 보장되지만 그게 없는 우리 프로리그는 더하면 더했지 덜할 것 같지는 않다. 중계권료 인상가능성 불확실, 스폰서십 및 광고수입 감소 확실. 국내 구단은 줄어든 재원으로 똑같은 경기수를 치러야 하는 난관에 봉착한 국면이다. 그렇다면 여타 기업들처럼 비용을 줄이고 팬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게 만드는 길밖에 없다. 대기업 산하 구단이나 시민 구단 나름대로 생존전략을 마련했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해야 할 일과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고 본다. 먼저 선수들은 자기가 몸담고 있는 구단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없었던 일이 아니고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실업팀부터 시작해 여러 구단이 문 닫은 적이 있고 지금은 그때보다 더 힘들다는 게 결코 엄살이 아니다. 요즘 국내기업에서 확산되고 있는 일자리 나누기를 일본 J리그 선수들은 이미 10년 전에 동참했던 적이 있다. 구단이 망해 실업자가 되기보다는 일자리를 유지하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고액연봉선수들이 자신들의 연봉을 스스로 줄여 구단의 비용 부담을 덜어줬던 사례다. 또 하나 해야 할 일은 따뜻한 얘깃거리를 많이 만드는 일이고 금기사항은 트러블 메이커가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감동적인 스토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 훈훈하게 만드는 반면 보통 때면 그냥 넘어갈만한 사소한 사고도 큰 불로 번지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데 이런 저런 얘기는 전부 선수가 만들기 때문에 선수들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팬들을 모으기도, 흩어지게도 할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최선의 마케팅 전략은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들이 세파에 지친 팬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드는 플레이와 행동일 것 같다. 농담 반 진담 반이겠지만 2009년 미국 스포츠산업을 전망한 전문가 중 한명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낚시, 사냥 등 생계형 레포츠가 활성화될 수도 있다고 했다. 먹는 것부터 해결되어야 스포츠도 본다는 뜻이다. 정희윤 스포츠경제연구소장. 프로야구 초창기 구단 프런트에서 일하며 ‘돈벌이도 되는 스포츠’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스포츠와 비즈니스의 접목, 나의 지향점이자 한국 프로스포츠산업의 현실적 과제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