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트리플루프!”피겨퀸연아‘아름다운무한도전’

입력 2009-02-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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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4대륙선수권금…결산과과제
트리플 루프. 번번이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 건. 이번에도 그랬다. 성공을 자신했지만 또 넘어졌다. ‘꿈의 200점’도, ‘클린 프로그램’도 그 순간 날아갔다. 그래도 김연아는 웃었다. 도전 정신을 발휘한 스스로가 대견했기 때문이다. 7일(한국시간) 열린 4대륙 선수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트리플 루프(기본점수 5.0점)는 김연아의 두 번째 기술요소였다. 정확한 아웃 에지로 신중하게 도약했고, 힘껏 세 바퀴를 돌았다. 하지만 착지하는 순간 기어이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감점은 당연했다. 일단 더블 루프(1.5점)로 다운그레이드 됐다. 수행점수 감점과 추가 감점을 합해 2점이 깎였다. 이미 쇼트프로그램에서 72.24점을 확보해놓았던 터.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 고지를 밟을 수 있는 기회였다. 비교적 쉬운 더블 악셀로 대체했더라면 4-5점은 더 벌었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김연아는 트리플 루프를 선택했다. 2010 밴쿠버 올림픽 때 자신있게 뛰기 위해, 그리고 ‘점프의 정석’으로서의 자존심을 위해서였다. 김연아는 경기 후 “워밍업이나 훈련 때 거의 실수하지 않아서 기대를 많이 했다. 공중으로 솟구쳤을 때 도약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김연아는 트리플 루프를 초등학교 6학년 때 마스터했다. 하지만 유독 큰 대회에서 실수가 잦았다. 지난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넘어져 도합 4점을 깎였고, 올 시즌 첫 대회에서는 한 바퀴밖에 못 돌았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피겨 선수라면 누구나 싫어하는 점프가 하나씩 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머리와 마음에 있다”고 했다. 루프를 뛸 때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약점을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김연아는 기어코 트리플 루프를 뛰었다. 라이벌 아사다 마오와는 대조적이었다. 아사다는 쇼트프로그램 6위에 그친 후 에지 문제로 힘겨워하던 트리플 러츠와 성공률이 낮은 트리플 살코를 모두 뺐다. 그렇게 118.66점을 얻었고,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116.83점)를 제쳤다. 하지만 김연아는 “후회는 없다. 실수를 했어도 시도 자체는 좋은 경험이었다. 다음에는 더 자신 있게 뛰겠다”며 재도전을 약속했다. 김연아의 도전이 아름다운 이유다. 배영은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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