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데뷔신지애‘삼각파도’넘어라

입력 2009-02-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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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에서 ‘루키’로 신분이 바뀐 신지애(21·미래에셋)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7년 준우승, 지난해 공동 6위를 기록했던 신지애는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 공동 8위로 마감했다. 그러나 대회전부터 계속된 감기몸살 때문에 링거를 맞고 경기에 나서야만 했던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만족스런 결과다. 신지애는 대회 뒤 인터뷰에서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이사야 41장)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그동안 꿈꿔왔던 미국 무대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짧은 호주에서의 생활을 접고 하와이로 떠난 신지애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지난해 비회원 자격으로 3승을 챙기며 실력을 검증 받았지만 풀 시드로 LPGA 투어에 출전하는 것은 다르다. 따라서 성공 여부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태극낭자들과 함께 수년째 LPGA 무대를 누비고 있는 골프 대디들의 전망은 긍정 반, 부정 반이다. ○시차=J씨는 “신지애라면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다. 로레나 오초아와 폴라 크리머 등이 기량을 뽐내고 있지만 신지애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붙어볼 만 하다. 문제는 적응이다. 뒤바뀐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스케줄대로 철저하게 자기 관리만 하면 성공적으로 데뷔무대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K 씨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아무리 신지애라도 적응기를 거쳐야 할 것이다. 가장 힘든 건 시차 적응이다. 미국 내에서도 몇 시간 씩 발생하는 시차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한국에 머물다 일주일 전 미국에 들어와 시차에 적응하고 대회에 출전하던 것과는 또 다른 문제다. 장거리 이동과 매주 펼쳐지는 4라운드 대회도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체력=강철 체력을 과시했던 신지애지만 올해부터는 새로운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 신지애는 지난해까지 국내를 위주로 미국과 일본, 호주에서 활동했다. 이동 거리만 20만 km가 넘는 대장정이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과 국내에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에서 최소 20개 대회 이상을 뛰고, 일본과 국내 대회까지 출전하려면 어지간한 체력으로는 버티기 힘들다. 게다가 올해는 일본여자골프투어에도 회원으로 가입해 전체 일정의 20% 이상을 소화해야 회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려면 최소 7개 이상의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 신지애는 작년에도 미국, 호주, 일본, 유럽, 남아공, 중국, 싱가포르 등을 넘나들며 강행군을 펼쳤다. 결국 후반기 시즌부터 극도의 체력부담을 느끼며 자주 피곤함을 엿보였다. ○집 걱정=이런 상황에서 집이 없는 것도 걱정이다. 미국에 진출하면서 집을 구할까 고민했지만 대회에 따라 이동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집을 마련하지 않았다. 대신 선배들에게 신세를 질 생각이다. “미국에 먼저 진출한 언니들이 자신들의 집에서 언제든지 돌봐주겠다고 했다”며 신지애는 자랑했다. 그러나 아무리 잘 챙겨준다고 해도 집보다 편할 순 없다. ○클럽=아직까지 사용할 클럽을 결정하지 못한 것도 부담이다. 지난해까지 줄곧 일본의 PRGR 클럽을 사용했지만 올해는 어떤 클럽을 사용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손에 익숙한 클럽을 놓고 다른 클럽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프로선수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시즌에 돌입한 시점에서 아직까지 사용할 클럽을 정하지 못했다는 것은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클럽메이커스 채기웅 실장은 “스펙을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해도 새로운 클럽은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프로골퍼라도 새로운 클럽에 적응하는데 최소 1∼3개월 정도 걸린다. 다행히 신지애는 클럽에 따라 경기력의 편차가 크지 않은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성적 부담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넘어야 할 산이다. 골프대디 K씨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스스로 발목을 붙잡게 될 수 있다. 데뷔 전에 엄청난 성적을 거두면서 신지애에게 거는 기대가 높다. 시즌 초 이런 부담감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종반으로 갈수록 조급해져 컨디션 조절에 실패할 수 있다. 시즌 초반의 성적이 성공 여부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13일(한국시간) 하와이 터틀배이에서 열리는 SBS오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하는 신지애가 LPGA 투어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기대된다. 주영로기자 na1872@donga.com


동영상 제공: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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