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편지]톰은‘멋져부러’라고해야조금웃는다

입력 2009-02-19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뚱뚱한 몸집에 유쾌한 웃음이 떠나질 않는 이 할아버지가 LA다저스의 얼굴 마담 ‘토미 라소다’ 전 감독입니다. 1976년부터 무려 21년 동안 이 팀의 감독을 맡아 통산 1599승을 거둔 명장입니다. 감독시절부터 어찌나 입담이 좋은지 선수들을 손바닥위에 올려놓고 어르고 쥐어지르며 없는 재주도 끌어내게 만들었던 인물입니다. 당시 전성기를 달리던 박찬호를 자기 한국인 아들이라 하고 최희섭은 둘째 아들이라고 서슴없이 이야기할 만큼 쇼맨십과 눈치가 10단인 양반입니다. 그에게는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어느날 돔구장에서 안타를 치고 돌아온 선수에게 “Tom, Great!”(톰, 아주 잘했어.)라고 칭찬했습니다. 그러나 선수는 별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날 메모장엔 <톰은 ’아주 잘했어’할 때는 웃지 않는군.> 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며칠 후 그 선수가 또 안타를 치고 들어왔는데 감독이 “Tom, Wonderful!”(톰, 멋져부러.)라고 했더니 픽하고 웃는 것이었습니다. 라소다는 그날 메모장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톰은 ‘멋져부러’라고 해야 조금 웃는다.> 칭찬해줬는데 기대했던 반응을 안보이면 ‘저 녀석 괘씸한데’ 또는 ‘나한테 무슨 불만있나?’ 라고 생각할 법도 합니다. 그러나 라소다는 칭찬의 달인이었습니다. 칭찬도 사람 따라 타이밍과 멘트가 달라져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겁니다. 가장 효과적인 칭찬은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주는 겁니다. 저희 아버지는 낼 모레 여든이시지만 알통 얘기만 하면 팔을 걷어부칩니다. 오늘 저녁에 상황봐서 알통 칭찬 좀 해드려야겠습니다. 글쓴 이 : 이규창 코치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