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편지]“죽기전에나좀도와주시겠소?”

입력 2009-02-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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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최고의 휴머니스트’ 불리는 피에르 신부. 프랑스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골방에서 기도만 하는 수도자가 아니었습니다. 나치 하에선 레지스탕스로 싸우고, 독립 후엔 국회의원을 지냈습니다. 그 후 빈민구호 공동체 ‘엠마우스’를 창설해 가난한 사람들의 아버지로 존경을 받았지요. 한 청년이 피에르 신부를 찾아왔습니다. 가정적으로 불행하고 재정도 파탄이 난 그는 지금 당장 죽을 수밖에 없다며 울부짖었습니다. 신부는 그의 말을 다 듣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내가 들어봐도 당신은 자살할 만 합니다. 그런데 죽기 전에 나를 좀 도와주시고 가시면 안될까요?” 청년은 이왕 죽을 몸인데 죽기 전까지 당분간 돕겠노라고 대답했습니다. 피에르 신부는 그 청년을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동료 신부에게 소개했습니다. 청년은 그 신부를 따라다니며 열심히 집을 지었습니다. 얼마 후 청년이 피에르 신부를 찾아왔습니다. 고뇌와 좌절로 일그러졌던 그의 얼굴은 이제 희망과 기쁨이 넘쳐 빛이 났습니다. “신부님께서 그때 제게 돈은 주었거나 죽지 말라고 조언했다면 저는 분명히 자살을 시도했을 겁니다. 그런데 신부님은 제게 거꾸로 도움을 요청하셨습니다. 그리고 제게 누군가를 돕는 기쁨을 맛보게 하셨지요. 이제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인가를 알게 됐습니다.” 도와주기 전까지는 그 기쁨을 모릅니다. 나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보다 수 백배 보람있고 신나는 것이 내 도움을 간절히 원하는 누군가를 위해 일하는 것입니다. 나누는 기쁨을 알게 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 분들이 이 시대의 성자이십니다. 글쓴 이 : 이규창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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