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와 아오키가 아니면 일본은 점수를 못낸다." 하와이에서 보름간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결전의 땅´ 일본에 입성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같은 날 오후 일본 대표팀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를 참관한 뒤 내린 결론이다. 일본대표팀은 1일 오후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윌슨 오비스포의 끝내기 폭투로 2-1로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이날 일본 타선은 요미우리 선발 다카하시 히사노리, 에드리언 번사이드, 기사누키 히로시 등에 가로막혀 1득점에 그치는 빈타에 시달렸다. 특히 일본대표팀의 ´공격첨병´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는 각각 5타수 무안타로 체면을 구겼다. 나리타공항에 도착해 숙소에 여장을 풀자마자 일본대표팀 전력 탐색에 나선 김 감독은 "일본은 투수들이 돌아가면서 던졌는데 확실히 좀 세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이치로와 아오키가 안 풀리면 점수를 못낸다"고 경기를 지켜본 소감을 밝혔다. 즉, 김 감독은 최근 부진에 빠져 있는 이치로와 아오키를 제대로 봉쇄할 수 있다면 승리가 가깝다고 분석한 것이다.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요미우리)와 함께 팀내 최고참인 이치로는 일본 공격의 핵이지만 최근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있다. 그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여섯 차례 평가전에서 타율 0.130(23타수 3안타)의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일본 언론들도 이치로의 부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산케이스포츠는 경기가 끝난 뒤 "이치로가 2번의 득점 기회에서 범타로 물러나는 등, 5타수 무안타로 WBC를 앞두고 실전에 불안을 남겼다"로 이치로의 부진에 우려를 나타냈다. 김 감독은 이 같이 분석하면서도 "우치카와 세이이치(요코하마)는 경계대상"이라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한편, 김 감독은 팔꿈치에 타구를 맞아 부상을 입은 임창용에 대해 "본인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지만 일단 지금 상태를 확인할 수 가 없다. 정확한 진단결과가 나오면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도쿄=뉴시스】